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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찾아가는 중환자실’, 커지는 중증환자 이송체계의 필요성

비용효과성, 지역별 특성 고려한 전국 중증환자 이송체계 발전시켜야
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SMICU) 수도권 확대 운영 기념 심포지엄

서울특별시와 서울대병원의 SMICU 운영 성과를 돌아보고, 전국 중증환자 이송체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Seoul Mobile Intensive Care Unit, SMICU) 수도권 확대 운영 기념 심포지엄이 12월 19일 오후 서울대병원어린이병원 CJ홀에서 개최됐다.


서울특별시와 서울대병원은 중증환자의 안전한 병원 간 이송을 위해 2015년부터 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를 운영, 현재까지 6천여 명의 중증환자를 이송했다.

권운용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은 개회사에서 “SMICU는 병상 부족 사태를 극복하고, 응급의료의 취약분야였던 병원 간 이송 대응을 한 층 발전시켰다”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SMICU의 수도권 확대운영과 전국 중증환자 이송체계 모델 개발에 관한 좋은 토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축사에서 “SMICU는 코로나19 대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고, 지금도 일상생활에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며, “SMICU가 확대 적용됐을 때 필요한 인력과 장비가 갖춰져 있는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SMICU가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나라의 표준을 제시하는 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유미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장, 김은영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김태한 소방청 119 구급과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축사에서는 각각 ▲응급이송 역량 확대 노력, ▲장거리 이송 및 돌발상황 대처 능력과 예산 사업 확보 필요성, ▲지역별 응급 대응 능력 편차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별 공공의료 대응체계의 필요성 등이 언급됐다.

심포지엄은 2개의 세션과 1개의 기조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SMICU 운영 경과 및 성과’가 발표됐고, 이어진 기조세션에서는 서울대병원 신상도 기획조정실장의 ‘중증환자 이송체계 구축의 중요성과 SMICU의 역할 확대’, 에모리 대학 브라이언 맥날리 교수의 ‘미국 애틀랜타 사례로 본 MSU(이동식뇌졸중치료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전국 중증환자 이송체계 모형 개발’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첫 번째 세션에서 ‘SMICU 운영 경과’에 대해 서울특별시 보건의료정책과 함현진 응급의료대응팀장이 발표했다. 

함현진 팀장은 “SMICU 사업 추진 배경은 중증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 도로 위를 달리는 중환자실을 운영해 중증환자의 병원간 이송을 위한 24시간 출동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기존 병원 간 이송 중에는 인력 부족, 감시 부족, 장비 부족 등으로 외상환자의 전원 중 상태 악화가 빈번했다. 최초 2015년 보라매병원 시범사업에서 전문의, 간호사, 응급구조사로 구성된 10명의 팀을 만들었고, 이송 간에는 특수구급차에 전문의가 탑승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함현진 팀장은 “SMICU 사업은 지속 확대됐다. 중증응급환자 이송요청은 해마다 증가해 2019년에는 출동 대응 불가율이 24%였다. 2020년에는 SMICU 구급차량을 1대에서 2대로 추가 도입, 2021년 3월부터는 강북, 강남권역을 전담하는 2개 팀으로 확대, 2022년 11월부터는 강북/강남/서남/동북권역을 담당하는 4개 팀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 11월 기준 5,998건의 이송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함현진 팀장은 “2020년 SMICU 병원간 이송 환자 분석 결과 동일 조건의 SMICU 미이용 환자에 비해 24시간 내 사망률이 58% 감소, 응급실 사망률이 81% 감소했다. 사망률 감소 기여 원인으로는 환자의 진단 및 처치에 맞는 적절한 병원 선정, 전문인력의 이송 중 모니터링 및 처치, 병원 간 투여 약물 등에 대한 체계적 인계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계획으로는 4개 권역 4팀 운영 체계를 확립하고, 중증환자 공공이송서비스를 수도권으로 확대, 소방 및 닥터헬기 등과 연계를 통해 빠르고 안전한 병원 이송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SMICU 센터장인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교수가 ‘SMICU 확대 운영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SMICU는 2022년 6월부터 서울-수도권 이송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11월부터는 확대 운영에 들어가 12월 13일 기준 총 77건의 이송을 시행했다.

노영선 교수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SMICU 서비스를 이용한 환자들의 주진단명은 폐렴, 출혈성 뇌졸중, 심정지, PCAS, 패혈증, 급성심근경색 등이다. 호흡부전으로 인공호흡기를 적용하거나, 심장정지나 뇌졸중으로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전원이 필요한 환자들에 대한 이송을 코로나19 전에는 연간 1,000건 넘게 수행했고, 코로나19 위중증 이송도 2022년 11월 기준 총 959건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계획으로는 ECMO 등 각종 상황에 따른 중환자 대응 역량을 확대하고, 응급의료체계를 확대 구축, 전문인력을 양성해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SMICU는 300건 이상의 공공 이송을 담당했고, 취약계층에 대한 무료 이송도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기조 세션에서는 서울대병원 신상도 교수가 “기존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간과돼 온 크리티컬 라이프 서포트(CLS)의 개념을 고민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신상도 교수는 “응급운송체계는 중증도에 따라 BLS(Basic), ALS(Advanced), CLS(Critical) 순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는 BLS 모델만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상도 교수는 “CLS의 개념은 환자를 응급실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응급실을 환자에게 보내는 것”이라며 지하철역, 거리, 루브르 박물관 등에서 ECMO를 실시하는 미네소타 주와 프랑스의 ECMO 사례를 소개했다.


신상도 교수는 “CLS를 우리나라에서 적용하는 기준은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CLS의 명확한 역할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이언 맥날리 교수가 미국 애틀랜타 사례를 중심으로 한 ‘이동식뇌졸중치료실(MSU)’에 대해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뇌졸중학회 등을 중심으로 이동식뇌졸중치료실의 도입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브라이언 교수는 “뇌졸중은 시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시 평균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70%에 가깝지만, 미국에서는 10%의 뇌졸중 환자만이 필요한 치료를 받고, 그중 단 1%의 환자만이 골든아워 내에 치료를 받고 있다”며, “뇌졸중을 조기에 인지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MSU는 2008년 독일에서 최초로 개발돼 현재 베를린, 휴스톤 등 25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향후 MSU 운영과 관련된 주요 관심사는 비용이다. 임상적인 효과성도 중요하지만 비용적인 효과성이 중요한데, 아직 비용효과성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애틀란타 주의 MSU 응급차 내부와 의료진 훈련 모습 등을 소개하며 “MSU를 운용하는 주마다 다른 규정과 제한점을 갖고 있다. 비용효과성과 보험, 지역환경에 대한 적용, 임상 가이드라인, 질 관리와 연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전국 중증환자 이송체계 모형 개발’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먼저 소방청 119 구급과 홍원표 팀장이 올해 협의와 관련 인력 교육을 거쳐 202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실시되는 ‘의사탑승 119Heli-EMS’ 사업을 소개했다.

119Heli-EMS 사업은 닥터헬기의 운영상 도출된 제한점을 보완하고 민관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행되며, 2020년 기준 소방 응급의료헬기 이송이 필요한 환자는 298명이나 실제 이송 환자는 115명(38.6%)에 불과한 것을 해결하고자 22~23년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행, 향후 남부권 확대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정우진 응급의학과 교수와 서울대병원 홍기정 응급의학과 교수가 각각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정우진 교수는 “현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닥터헬기 등을 활용해 강원도 영서, 경기도 동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북부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의 응급환자를 받고 있으며, 현장에서 느껴지는 병원 간 전원의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상과 항공 운송체계를 연계하는 도시형과 도농복합형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중증 환자의 병원 간 이송 시스템 재검토와 함께 의료 취약지역에 대한 119 협조 등을 포함한 병원 간 이송 계획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홍기정 교수는 “국내 중증응급환자이송체계의 문제점은 민간이송업체 품질관리 미비, 높은 병원 간 전원 전문이송체계 구축 수요 미충족, 지역별 통합 전문이송체계 부재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민간이송업체 인증 제도 및 건강보험 적용, 전반적인 전문이송체계 구축 및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표 후 토론에서는 서울대병원 신상도 교수가 좌장을 맡고, 대한응급의학회 류현욱 대외협력이사,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송경준 이사장, 보건복지부 김은영 응급의료과장, 소방청 119 구급과 홍원표 팀장이 자리해 전국 중증환자 이송체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송경준 이사장은 “SMICU 같은 중증환자 이송체계가 전국적으로 자리잡으려면 이송체계의 주체인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및 인증 과정과 함께, 적절한 보상 체계, 자격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영 응급의료과장은 “서울대병원의 SMICU 모델을 갖고 전국적인 확산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현재 병원이 아닌 곳에서의 보상체계가 거의 없고, 오히려 최소한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 이득인 상황으로, 서비스의 퀄리티 관리가 가능한 형태의 보상체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4차 응급의료기본계획 발표를 앞두고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있다. 문제에 대한 공방이 많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오늘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조금 더 가시적인 성과가 있도록 단계별로 접근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증환자 이송체계 구축에 있어 지자체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활발하게 응급의료체계 구축이 이뤄지는 지역이 있는가하면, 어려움이 많은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이나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일수록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어려움이 많다.

홍원표 팀장은 “남부권 지역에서 전문의를 포함한 병원 전 이송체계 구축을 위해 병원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류현욱 이사는 “취약지를 포함하고 있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원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예산, 자원배치 측면 등 광범위한 지자체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경준 이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응급체계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평가를 하고, 대안을 만들어 발전된 중증응급체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영 과장은 “지역별 맞춤 이송에 대한 법적인 제도는 작년에 마련됐다. 시도별로 어떤 응급의료의 문제가 있는지, 응급의료 계획을 세우게 돼 있다. 그 지역의 응급의료 문제점을 분석하고, 어떤 개선방향을 세울 것인가에 대해 평가하고 컨설팅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좌장 신상도 교수는 토론을 마무리하며 “지역별로 가용한 자원의 차이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친화형, 지역 주도형 완결형 의료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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