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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눈 가습기 사용, 바이러스 등 감염 가능성 높아진다

최근 눈가습기(정제수, 증류수 등을 직접 눈에 분사하는 제품)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으나, 이는 의료기기허가를 받지 않은 공산품으로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구건조증 치료를 표방하는 눈에 수분을 공급하는 공산품(이하 수분공급기)를 의료기기와 유사한 효능 및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게시물을 적발했고,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에 접속차단, 관할 지자체에 점검 요청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밝힙니다.

1. 정제수를 눈에 분사함으로 보습 및 건조 완화 가능한지에 대해

안구건조증(Dry Eye Disease, DED)은 단순한 눈물 부족을 넘어서 눈물막의 불안정성과 만성적인 안구 표면 염증이 중심이 되는 복합적인 질환이며 기본적 치료방법은 인공눈물 점안, 염증억제 약물치료, 환경 조절 (가습기 사용, 스크린 시간 제한, 바람 회피 등), 온찜질과 눈꺼풀 마사지 (MGD 대상) 등이 있습니다.

실내습도가 눈물층 증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눈 주위 습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한다면 눈 보습 및 건조 완화에 효과가 일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가습기를 사용해 건성안 (VDT 증후군)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간접적으로 수분을 공기 중에 분사 실내 습도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직접 분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비슷한 연구로 2018년 일본 게이오대학 연구팀에서 건성안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가습 안경 (Ultrasonic Moisture Glasses)이 사용직후, 10분 후에 TBUT (눈물막파괴시간)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환자수가 충분하지 않고, 지속시간이 짧은 관계로 추가적인 연구는 없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시도가 효과적으로 지속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눈 주위 습도가 증가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이러한 시도를 위해 나온 것이 고글 형태의 제품입니다. 반면에, 습도가 증가하면 세균 콜로니 숫자도 증가하고 이러한 환경에 노출된 경우에 메이봄샘 소실이 더 증가해 증발성 건성안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정제수를 단순히 눈에 분사하는 것은 일시적인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근본 원인 해결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염증이나 마이봄샘 문제가 있는 경우 해결이 어렵습니다.

2. 안구건조증, 결막염 등 환자가 해당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발생될 문제가 없는지

정제수 등이 밀폐된 공간에 보관되면, 각종 세균의 증식가능성이 있으며, 가습기, 자동차 워셔 용액용기, 냉각탑수 (쿨링타워) 등에서도 미생물 증식이 가능합니다.

2011년 발생한 한국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정제수를 가습기에 활용하면 세균증식이 있을 수 있고, 세균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PHMG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GH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 등의 살균제를 사용하면 미스트 형태의 입자가 인체에 흡수돼 의도하지 않은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체의 권고대로 증류수 등을 사용해도, 기기 내부가 소독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습기의 물탱크와 유사한 형태의 세균이 검출될 것으로 판단되며, 세균증식은 사용 첫날부터 증가하고 세균이 대량증식 하게 됩니다. 

수술 기구 소독을 위해 사용하는 오토클레이브 예가 있습니다. 문헌보고를 살펴보면 오토클레이브에 멸균의 증류수를 사용했음에도 20일 사용 뒤에 물 저장소가 오염돼 세균이 배양되며, 이러한 결과로 바이오 필름이 형성돼 수술 후 염증반응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다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고는 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감염에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강세척의 예가 있습니다. 감기 등으로 인한 급성부비동염의 증상완화를 위해 비강세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사용하는 물에 대해 미국 CDC에서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Safe Ritual Nasal Rinsing) 여기에는 감염예방을 위해 수돗물을 바로 사용하지 말고, 1. 물을 끓이거나 2. 세균을 제거할 정도로 거르거나 3. 멸균의 물을 사거나 4. 물을 소독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에 서식할 수 있는 Naegleria라는 아메바종의 감염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눈에도 이와 유사한 감염형태인 아칸토아메바 acanthamoeba 감염이 있고, 이 감염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수돗물 노출된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비강세척을 위해 사용하는 기구에 대해서도 회사차원에서 3개월마다 물용기를 바꾸고 비강세척을 할 때 마다 용기를 세척할 것을 권고하며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소독방법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비강과 비교하자면 안구표면은 더 엄격한 액체기준 및 기구 소독 등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는 제품에는 물저장소에 대한 소독, 물저장소 감염 및 바이오 필름 예방을 위한 대책, 사용하는 물의 종류 및 기준, 통상적인 사용을 하고 난 이후에 물 저장소 오염 및 세균 발생 비율 등에 대한 신뢰할 만한 연구결과나 보고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질환이 없는 눈에도 눈가습기를 사용 지속적으로 수분을 분사할 경우 감염성 병원균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감염성 안질환 및 호흡기 질환 이환가능성이 있습니다.

3. 눈에 적용되는 가습기(눈가습기) 사용으로 소비자 안전에 대한 우려사항이 무엇인지 

눈가습기 사용으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사항은 감염으로 여기에는 바이러스, 세균, 아메바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특히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안구표면이 취약한 상태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세균증식을 막기위해 사용되는 첨가제 및 보존재를 사용할 경우 알러지 반응 및 인체에 악영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내 습도를 높이는 방법은 눈물의 증발을 막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가습기 형태로 직접 분사하는 것은 장기적인 효용에 대한 연구가 확립돼있지 않으며, 인공누액 점안에 비해서 효용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마이봄샘 기능장애나, 안구표면질환으로 인한 건성안 환자들이 안과진료를 보기보다는 눈가습기에 의존해 조기에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각결막 감염의 초기 증상인 통증, 충혈, 분비물 등이 있는 경우 즉시 가까운 안과를 방문해 그 원인에 대한 감별과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