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8월 11일,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후원 아래 인천 쉐라톤 그랜드 호텔에서 ‘동아시아 저출산 대응정책(Low Birth Rate Policies in East Asia)’을 주제로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및 ECCK의 ‘가족친화미래포럼(Family Friendly Future Forum, FFFF)’ 활동의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동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한 저출산 및 인구 구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기업과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가족친화미래포럼’은 한국의 저출생∙고령화라는 인구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가족 친화적 정책 등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행사는 가족친화미래포럼(FFFF) 공동의장인 한국머크 헬스케어의 크리스토프 하만 (Christoph Hamann)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하만 공동의장은 이번 논의가 민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실질적 출발점이 될 것임을 전했다.
이어진 영상 축사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현상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책 변화와 문화적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출산율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기조 연설에는 ‘동아시아의 인구 위기 - 국가별 정책 대응과 민관 협력 방안’을 주제로 대만의 행정원 성별평등처 린치우춘(Chiu-Chun Lin) 처장 대행이 발표를 맡았다. 린치우춘 처장 대행은 대만의 주요 저출산 지원 정책 및 성과를 공유했다.
이어 김경선 한국공학대학교 석좌 교수(전(前) 여성가족부 차관)이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이 ▲정재민 사무관 (보건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 인구정책총괄과) ▲이정렬 교수 (대한생식의학회 국제협력위원장) ▲김명희 회장 (한국난임가족연합회) ▲조용래 (일본 게이오대학 경제학 박사 / 전(前) 한일의원연맹 사무총장(KJPU)) ▲분후이 이(BoonHuey Ee) 부사장 (머크 헬스케어 / 전(前) 대만유럽상공회의소(ECCT) 가족친화 포럼 공동의장) ▲브라이언 루로(Bryan Luro) 대표(아데코코리아/ FFFF 공동의장)와 함께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한국·일본·대만의 저출산 대응 정책을 비교하고, 국내 정책의 성과와 개선 과제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가족친화미래포럼 공동의장인 아데코 코리아 브라이언 루로(Bryan Luro) 대표는 ECCK 회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가족친화제도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유연근무 및 육아휴직과 같은 가족친화적 제도가 도입률 대비 실제 사용률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문화 개선 노력과 더불어 정부 인센티브 및 정책 가이드라인 개발 등 민관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대만의 타이베이 등 주요 도시에서 난자 냉동 지원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사례와, 일본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청소년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임신·출산 등을 포함한 가족계획 교육을 진행하는 사례 및 임신 전 건강관리 5개년 계획 사례도 언급되었다. 이러한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과 성평등이 반영된 근로조건을 적용하는 일터를 확산하고, 난임 치료를 전 생애 주기 건강관리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좌장을 맡은 김경선 교수는 이날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정부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 협력 기반의 인구 전략 거버넌스로 전환할 필요성이 강조했다. 민관협력을 통한 인구 위기 극복 4대 전략으로 ▲정부와 민간이 상시 소통·협력 가능한 거버넌스 구축 및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 ▲생애주기 맞춤형 관리 체계를 통한 생식건강 보장 및 가족계획 교육,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조직문화 혁신, ▲난임·출산·육아를 아우르는 데이터 기반 맞춤형 돌봄 시스템 구축 등을 꼽았다.
이어 “국가 소멸이라는 중대한 위기 앞에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기업의 창의성과 실행력,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함께할 때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판 언스트(Stefan Ernst) ECCK 총장은 폐회사를 통해 “오늘의 논의는 일과 삶의 균형을 바탕으로 세대 간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의미 있는 한 걸음이었다”며, “FFFF를 통해 기업들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근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러한 노력이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실질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ECCK는 앞으로도 FFFF를 중심으로 기업과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인구 구조 형성과 더불어 사람 중심의 미래 전략 마련에 기여해 나갈 예정이다. 같은 날 저녁에는 ‘2025 APEC 건강한 여성, 건강한 경제 연구 시상식 (HWHE: Healthy Women, Healthy Economy Research Prize)’에도 참석하여, 여성 건강과 경제적 포용을 위한 정책 지원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