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의 무제한적인 양적 팽창과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등이 건강보험재정을 악화시키는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획기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전면적 보건의료개혁’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 앞서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실 이진석 교수는 “날로 악화되는 의료공급체계의 무질서와 혼란, 그리고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와 낭비적 건강보험제도가 상호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석 교수는 “`01년 이후 6년동안 기관수 기준으로 29.6%, 병상수 기준으로 61.1%가 증가했다. 또한, 동네병의원의 외래환자가 대형병원으로 이동해 환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결국 의료전달체계의 미확립으로 의료기관 간의 무한경쟁과 자원 활용의 비효율성 심화돼 국민의 경제적 부담 증가와 건강보험재정의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대전제는 결국 낭비적 요소를 줄여 건강보험재정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면적인 보건의료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 이진석 교수의 의견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을 두고 각각의 입장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계는 낮은 건강보험 수가로 인해 박리다매 식의 진료 관행 구조화와 광범위한 비급여로 인해 보험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건강보험재정을 현행의 1.5배 규모로 확충하고 이를 위한 1차적 수단으로 건강보험료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진석 교수는 “획기적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건보재정을 현행의 1.5매 규모로 대폭 확충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건강보험재정 확충의 1차적 수단은 건강보험료 인상이다”고 말했다.
다만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이진석 교수 역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 인상의 명분과 여건을 만드는데 집중, 이를 저해하는 사안에 대한 논의는 대외적으로 잠시 보류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진석 교수는 “당장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앞으로 돈을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쓰기 위한 목적으로 지출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정상적-합리적 진료만으로도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하도록 수가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교수는 “의료자원 활용의 비효율을 줄이고 의료기관 간의 질서 있는 경쟁과 조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는 사소한 사안을 둘러싼 의료계와의 갈등구조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의료계 또한 획기적인 보장성 확대와 의료제도 개혁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부와 보험자도 의료제도 개혁의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