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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료소아청소년과 신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할 것”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

“올해는 국민도, 국가도, 소아청소년 의료진도 하나가 돼 정부 조직 내 의료소아청소년과를 신설해 반드시 붕괴된 소아의료체계를 바로 세워 오픈런 없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튼튼어린이병원 병원장)이 지난 19일 신년 인터뷰를 통해 올해 가장 큰 소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최 회장은 1형 당뇨 환자들의 어려움 해결 및 필요한 지원을 위해 오는 2월부터 소아·청소년의 당뇨 관리기기 부담을 완화하고 교육·상담 횟수를 확대하며, 환자단체·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더 필요한 지원방안은 없는지 살펴보고 관련 정책에 반영시키겠다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입장에 대해 “안한 것보다 낫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가 생긴 근본적인 원인은 소아의 질병과 성인의 질병을 묶어서 대응했기 때문임을 지적하며, 잘못된 제도 설계·운영으로 비극이 발생한 ‘제도적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의 당뇨병의 유병률은 30~40%로 높은 유병률을 보여주는데, 환자가 너무 많다보니 국가적인 관점에서 1차 진료기관에서 당뇨병을 진료·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소아 환자들로, 전체 인구에 1만3000여명 정도 밖에 되지 않다보니 분리해서 관리 및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과 함께 똑같은 틀에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은 건정심에서 의료수가 결정 시 성인 위주의 의료 정책을 집행하고 있으며, 소아 필수 의약품이 떨어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가면 소아 필수 의약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같거나 비슷한 계열의 전체 의약품 공급 사정을 보고 90% 정도 잘 공급이 되고 있다는 답변과 함께 해결을 미루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소아 관련은 뒷전으로 밀려버리고 있는 등 소아 환자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현재 제도상으로는 3차병원에서 1형당뇨 환자를 진료하면 패널티가 생기는 구조로, 1형당뇨 환자가 오지 않도록 하고 있어 1형당뇨 성인·소아 환자 중 합병증으로 3차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아야 함에도 쉽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더불어 1차의료기관에서 1형당뇨 환자를 효과적으로 진료하려면 생활패턴이 무엇이 잘못됐고, 최근 1달간 혈당 등의 수치 변화를 살펴야 하는데, 이 경우 환자 상담 시간이 30분 이상 필요한 것과 달리 수가는 환자 1인당 2000~3000원 수준이어서 효과적으로 환자를 케어하지 못하고 있음을 정부가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대한아동병원협회의 제1과제와 관련해 정부 조직 내 의료소아청소년과를 신설해 성인과 어린이의 의료 정책을 분리하는 것임을 설명했다.

그 이유로 “그동안 성인 중심의 의료 정책으로 소아청소년만을 위한 정책 부재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오늘과 같은 소아의료체계 붕괴를 초래한 것인 만큼 작금의 소아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는 소아진료의 어려움을 정부 등에 전할 단일화된 창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최 회장은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사건은 소아청소년 전공의 기피 현상의 단초로 이 역시 소아의료체계 붕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불가피한 의료 사고 보상 제도의 폭넓은 확대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으며,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건강 기본법 제정도 연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소아의료체계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2023년에 많은 정책을 발표했다고 하지만 전공의 지원율도, 오픈런도 해결된게 아무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왜 효과 없는 정책이 됐는지, 효과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2024년이 돼 올 연말 역시 대한민국 정부라는 평가를 받고 소아청소년을 둔 부모님들이 정부에 감사하는 마음을, 소아청소년 의료진들이 정부에 고마움을 표하는 훈훈하고 따듯함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회장은 “지난해 우리 아동들이 열악한 소아의료체계로 인해 응급실 뺑뺑이, 오픈런, 마감런 등 경험하지 말아야 할 고통을 겪고 심지어 붕괴된 소아의료체계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가장 존귀한 우리나라의 미래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처럼 올해도 전국 아동병원 120곳은 항상 소아청소년 환자와 함께하며 이들의 성장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며, “정부도 아동병원처럼 항상 소아청소년 환자와 함께하며 이들의 성장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선언을 국민 앞에 했으면 참 좋겠다”고 바랐다.
 
또, 최 회장은 “지난해 소아청소년 의료기관은 한마디로 아비규환 상태였으며 올해도 이는 지속적인 소아청소년 전공의 기피로 별로 다를 것이 없겠지만, 120곳의 아동병원은 소아의료체계의 허리를 담당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 보겠다”고 재차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정부도 소아청소년 전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통 큰 소아청소년 전문의 육성 및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므로 이의 원년으로 삼고 반드시 소아의료체계 재확립을 위해 사활을 건 2024년이 되도록 노력을 경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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