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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국가암검진 내시경평가 인정 논란…‘형평성 보장’ 촉구

외과, 헌법소원까지 제기…공정한 내시경인증 체계 마련 요구
가정의학과, 일차의료 전문가 참여 가능한 내시경학회 창립 추진

최근 의료계에서는 내시경에 대한 관심이 연일 뜨겁다. 지난 7일 개최된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기자간담회에 따르면 7일 개최된 인증의 시험에서는 위내시경 부문 응시자의 80%가 타과, 대장내시경의 60%가 타과 회원이었다. 이는 내시경이 특정 과에 국한되지 않고 의료계 전반의 관심사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국가암검진과 관련한 내시경 평가에서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의 연수평점만이 인정되고 있다. 이에 대한외과의사회와 대한가정의학과 의사회는 각각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평가기준의 형평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대한외과의사회의 경우 5주기 국가암검진기관 평가지침 중 내시경학 분야의 인력부문 평가지침의 위헌여부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외과는 내시경 시술에 있어 타과 대비 출혈이나 천공 등 합병증까지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외과의사회의 내시경 관련 연수평점은 국가암검진에서 인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외과의사회는 “내시경은 특정 진료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특정 학회 주관 연수평점만 인정되고 있는데, 이는 타과의 내시경 참여를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결과이자 공공의료정책의 다양성, 형평성, 학문 간 협업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외과는 이미 2008년부터 대장내시경 세부전문의 제도를 시행해왔으며,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에서도 내시경 교육은 필수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천명의 외과 전문의들이 엄격한 자격 기준과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임상 현장에서 국가암검진을 포함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교육과 자격 면에서도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외과의사회는 타 학회나 타 과와의 ‘이익다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한외과의사회 최동현 회장은 “특정 과와 이익다툼을 하자는 것도, 내시경 시술의 분류를 다투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국가암검진처럼 보편적인 사업인 굳이 특정 과나 특정 시술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과 인원이 타과 인원 대비 소수라고 할지라도 정당한 것은 정당한 것이다. 결국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아직 기각된 것도 아니다”라며 예의주시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세라 명예회장 역시 “일부 과들은 자신들의 과 학술대회를 다른 과에 개방하지 않기도 하고, 해당 과 의사가 다른 과에 가서 강의하는 것조차 막는다. 이런 태도 의사사회를 붕괴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누구든 내시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의사는 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누구든 맹장수술이나 감압수술을 할 수 있으면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의료법의 기본 정신이고, 의학교육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대한가정의학과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내시경 인증이 특정학회 중심으로 인증이 편중돼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정한 인정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가정의학과의사회는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으로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내시경을 국민들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모든 1차의료전문가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강태경 회장은 “가정의학과의사회 학술대회와 위대장내시경학회 학술대회가 같은 날 열렸는데, 가정의학과 의사 상당수가 암 검진 평가에서 추가점수를 받기 위해 위대장내시경학회를 선택했다”며 “의협으로부터 동일하게 학점을 인정받는데도 특정 학회에만 점수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의사회의 학술대회에도 내과나 타과 선생님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교육내용에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내시경 교육만큼은 인정받지 못해 결국 다른 학회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합리성을 강조했다. 

가정의학과의사회 강준호 의무부회장도 “가정의학회의 내시경 교육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고 질관리 노력도 계속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시경검진 교육 평점 인정문제는 수년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연구 용역을 특정한 단체에 주고 그 단체가 스스로 평가한다면 그것은 ‘셀프평가’이며, 결국 독점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특정 단체만 인정하고 다른 학회의 노력을 배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전하면서 “불공정한 제도가 지속되는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연수평점 인정 촉구에 더해 내시경위원회를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로 확대 및 창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점 인정 불균형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모든 일차의료 전문과 의사들이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원회는 이미 인적구성이나 틀이 갖춰져 회의도 진행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창립총회가, 내년 2~3월경에는 학술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강태경 회장은 “학술대회도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는데, 단순히 지역 행사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발판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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