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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응급실 내원 시 음주 측정해서 진료거부 가능해야"

의료진 욕설 · 폭행에도 충분한 형량 · 벌금 선고되지 않아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처벌을 원하는 게 아니다. 폭력을 미리 방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3일 오전 9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응급의료현장 폭력 추방을 위한 긴급 정책 토론회'에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김호중 교수가 이 같이 말했다.

응급의료법에서는 응급환자의 구조 · 이송 ·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 · 기재 · 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 · 손상하거나 점거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의료기관 폭행 사건에 대한 그간의 판례를 살펴보면, 징역형이 거의 없으며 100만 원 내외 벌금 선고가 대부분이다.

김 교수는 "업무방해죄는 형법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영역인데, 진료를 방해한 이에게 고작 벌금 150만 원이 선고됐다. 환자가 진료를 못 받은 부분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라면서, "간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강제 추행한 이에게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소란을 피우는 환자에게 주의를 주자 욕설 · 폭행이 가해졌다. 진료를 안 해준다는 이유로 폭행을 가한다. 응급의사 중 뺨을 안 맞아본 사람이 없다."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15년 발간한 의료정책포럼 제13권에서는 응급실 폭력의 원인으로 ▲응급의료에 대한 이해 불충분 ▲주취자 ▲자유로운 응급실 입 · 출입 ▲폭력 발생 시 의료진 · 병원의 비적극적 대처 ▲응급실 폭력 신고 시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 ▲전문 경비 인력에 대한 불합리한 태도 ▲응급실 폭력에 대한 사법부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했다.

대한응급의학회가 23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실 손상 감시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약 9%가 주취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경찰이 오면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그렇지 못하며, 충분한 형량이나 벌금이 선고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1일 전북 익산의 한 응급실에서 만취한 환자가 당직 근무 중이던 전문의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의사는 "폭행을 당해 입은 외상보다, 슬프고 불안한 마음 탓에 내상이 더 크다."면서, "환자를 위해 응급실에서 열심히 진료하는 의사 · 간호사가 왜 폭행 대상이 돼야 하나 생각했다."라고 성토했다.

2015년 6월 동두천의 한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한 당직의 폭행 사건은 CT 촬영을 안 하고 퇴원하려는 환자에게 의사가 자의퇴원동의서 작성을 요구하자 폭력을 행사한 건으로,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 됐다.

벌금 300만 원 약식 기소 판결에 병원장 분노가 폭발했다. 지역 내 유일하게 응급실을 운영하던 병원은 응급실 필증을 반납하고 폐쇄를 신청했다. 병원장이 응급진료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응급실을 폐쇄하겠다고 나서자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주취자 난동 시 곧바로 경찰이 출동할 수 있게끔 폴리스 콜(Police call)을 설치하고, 신원파악을 위한 경찰 협조를 약속했다. 또, 119대원이 문제발생 우려가 있는 환자를 이송할 경우 상황 발생 시 바로 상급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대기하도록 조처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응급실에 오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일정 수치를 넘길 시 결박 치료, 격리 치료, 진료 거부 등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뉴욕 병원에는 복도에 격리 침상이 존재한다. 이 같은 침상이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으로 도입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현실적인 대응이 마련되지 않는 한 단순히 토론의 장으로만 끝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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