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KSMO)는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주영 의원에게 ‘소외암 건강보험 형평성 강화를 위한 정책제안서’를 전달하고,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료 접근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소외암 환자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회는 현행 암 치료 및 건강보험 급여 정책이 위암·폐암·간암 등 환자 수가 많은 이른바 5대암 중심으로 설계돼, 예후가 불량함에도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은 암종들이 신약 접근과 급여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요로상피암(방광암), 담도암, 연부조직육종 등으로 분류되는 소외암종은 전이 단계에서의 5년 생존율이 5~20%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암종은 지난 수십 년간 생존율 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된 치료제가 허가 이후에도 급여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환자들이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감당하거나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특히 요로상피암은 전이 시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종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약 20년간 5년 상대생존율 개선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왔다. 1차 치료 환경에서도 오랜 기간 기존 항암화학요법 중심의 치료가 반복되면서,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인 구조가 지속돼 왔다. 최근 파드셉과 같은 혁신 신약의 등장으로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 성적 향상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으나, 허가 이후 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실제 환자 치료 접근성에는 여전히 큰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대부분 진행성 또는 전이 단계에서 진단되며, 5년 상대생존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가운데, 질환의 위중도에 비해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충분하지 않아 환자 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암종으로 지적된다.
연부조직육종 역시 낮은 발생률과 5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조직학적 아형 특성으로 인해 환자군이 분산돼 있으며, 이로 인해 대규모 임상연구와 신약 개발이 구조적으로 제한돼 왔다. 최근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 접근에 대한 연구 성과가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최근 수년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신규 치료제가 거의 없어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학회는 이러한 상황이 특정 암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환자 수와 사회적 관심도를 기준으로 급여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현행 구조 속에서 소외암 전반에 걸쳐 반복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소외암 환자들이 급여 체계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는 원인으로는 ▲환자 수와 사회적 관심도에 기반한 급여 우선순위 설정 ▲비용효과성 중심의 경직된 평가 구조 ▲소외암을 별도로 고려하는 정책적·제도적 장치의 부재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학회는 ▲생존율 개선이 장기간 정체된 소외암종에 대한 급여 평가의 유연한 적용 ▲암종 간 형평성을 고려한 환자 중심 급여 체계 도입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돌봄 부담, 경제활동 중단 등 사회·경제적 영향을 평가 요소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재련 교수는 “소외암 문제는 특정 암종이나 개별 치료제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수 중심의 급여 구조로 인해 치료 기회가 달라지는 제도적 불균형의 문제”라며 “건강보험 제도의 형평성 차원에서 소외암에 대한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주영 의원은 “예후가 불량한 암종임에도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학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국회 차원에서도 소외암 환자 보호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앞으로도 소외암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과 건강보험 제도의 형평성 강화를 위해 국회 및 정부와의 정책적 소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