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정부의 ‘통큰 발표’ 대한민국 의료계 흔들다

의료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불가’… 한의계는 환영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의료계와 한의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상대로 의료계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투쟁 가능성까지 예고한 반면, 숙원사업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는 한의계는 환영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8일 ‘규제 기요틴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진료, 비의료인의 미용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등 114건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법치주의 훼손…투쟁 가능성 밝혀
정부의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 방침에 의료계는 예상대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30일 성명을 통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오로지 규제 완화라는 측면에서만 파악한 것은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의료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및 보험적용 확대, 비의료인 척추 교정 치료와 문신 허용, 비의료인의 미용기기 사용 등을 추진하면 모든 힘을 모아 적극 투쟁에 나서겠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정부의 규제완화정책이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무책임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대해 “입법기관 위에 군림하는 국가 혁명위원회나 다름없다”며 “의료계 여러 사안을 정부 마음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비대위는 “정부 마음대로 국회 통과까지 자신하고 있다”면서 “규제개혁 기요틴 회의라는 기구가 법으로 명시된 국가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입법기관을 초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원격의료 허용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대기업들의 요구에 맞춰 비논리적으로 원격의료를 강요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학문적인 근거에 기반해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정책 논의과정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한의계, 진작에 이뤄졌어야…조속히 통과 위해 힘쓸 것
의료계와 달리 한의계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방침에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한의계 입장에서는 숙원사업이 이뤄진 셈이기 때문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30일 성명을 통해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일이 이제라도 이뤄져 다행”이라며 “이로써 국민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한의진료서비스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국민의 88.2%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한다”는 한의학정책연구원의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와 “자격이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등을 상기시키며 “이번 정부의 결정은 우리나라 의료사에 큰 전환점이 될 획기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규제 철폐가 결정된 이상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의료기기별 사용유무를 정확히 명문화 할 수 있는 유권해석 마련을 위해 보건복지부 등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그동안 의료계가 강력히 반대해왔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원격의료’ 등을 허용하겠다는 ‘통큰 발표’를 함에 따라 의정관계는 더욱 냉랭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와 한의계의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