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책 ‘판단의 잣대’ 의심스럽다!

의료계 신년하례회, 규제기요틴 ‘성토(聲討)의 장’…의료시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정부의 규제기요틴 정책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한국여자의사회 서울시의사회 등 4단체가 7일 63빌딩에서 개최한 ‘2015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인사말을 한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가 규제기요틴 정책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방향이 문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의료정책은 사라지고, 경제정책으로 가고 있다. 근본적으로 보건의료정책이 실종된 것 같아 회의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의사와 의사, 의사와 타직종 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정책을 펼 때 생각해 볼 점이 있다. 판단은 보건의료 관점에서 되어야 한다. 규제기요틴은 정책판단의 잣대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시장분석적 관점에 최근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의료시장의 정책은 황당 충격이다. 의료특성상 정부 통제를 이해는 한다. 그런데 수가 등 가격통제는 나름대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의료의 사회적 가치는 높은 데 저렴한 수가는 의사의 서비스 수준을 낮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풍선효과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의료 수요자에게 싼 가격에 공급하려고 하니, 의사는 서비스 제공을 열심히 하려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비필수 의료에서 높은 가격을 받게 된다. 이상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의사가 필수의료인 치료보다 미용 성형 등 비필수 의료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이 잘못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10~20년 후 대한민국 의료시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의사가 스파를 경영하고, 화장품을 파는 미래의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관련 전문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진행하는 게 문제다. 실제적 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들의 인사말이 끝난 후 뒤늦게 도착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의료계와 정부가 협력할 수 있는 현안 과제가 많다는 생각을 해보니 회한이 든다. 좀 더 발전적으로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급한 정책 과제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왜 답보하고 있나 고민하고, 무엇때문인가 생각해 봤다. 정부와 의료계의 불신의 관계를 스스로 반성해 본다. 대화가 충분치 않았다.”고 언급했다.

문 장관은 올해도 작년에 이어 보장성 강화, 접근성 확대, 의료의 질 향상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전국민의료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고, 원격의료는 방침대로 추진할 것이며, 의료의 질도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신년하례회에는 문형표 장관, 김성주 의원, 김용익 의원, 문정림 의원, 조찬휘 약사회장, 이경호 제약협회장, 추무진 의협회장, 박상근 병협회장, 김화숙 여자의사회장, 변영우 의협의장, 권이혁 의협 고문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 덕담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