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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위기의 중소병원들 “이젠 정말 바꿔야”

중소병협 이사회에서 병원장들 ‘다양한 제안’ 제시


간호등급제와 병원장례식장 문제, 병원별 가감지급제와 건정심의 일방적인 수가결정과 등으로 중소병원들이 휘청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달 29일 개최된 중소병원협의회(회장 정인화) 정기이사회에 참석한 중소병원장들은 정부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정인화 회장(정병원장)은 장례식장 문제를 거론했다.

정 회장은 “복지부와 건교부에 장례식장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다각도로 전달했으나 복지부는 긍정적인데 반해 건교부는 장레식장 폐지 원칙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중소병원은 전국적으로 93곳이며 노인병원은 13곳인데 노인병원 9곳은 장례식장 운영을 인정해 줄 수 있다는 것이 현 건교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사실 건교부 담당 사무관을 면담했을 때만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얘기했는데 지금 사정이 변했다”며 “국회 건교위 국회의원들과 건교부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우리의 뜻을 전달할 것이며, 병원들도 여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노성일 부회장(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중소병원이 활로를 찾기 위해서 현행 일률적으로 체결하는 수가계약 대신 병원별로 수가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 부회장은 “현행처럼 수가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고수하면 소위 잘 나가는 빅 5병원으로만 환자들이 몰릴 것이며, 이런 현상은 더 심해져 결국 상위 20% 병원만 생존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환자들이 진료비를 고려해 병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는 최저 수가만 제시해 주고 수가비율은 병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통제와 시장경제 원리를 적절히 조화시켜야 의료인들이 윈윈할 수 있다”며 “정부는 수가의 기본 베이스만 정하고 10, 20, 30% 가산하는 문제는 정부가 신경쓸 필요 없이 병원들이 알아서 결정해야 진정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성식 감사(소화아동병원장)도 정부의 대형병원 위주의 건보정책에 대해 비난했다.

이 감사는 “현재 900여개의 중소병원들이 있지만 정부의 건보정책은 중소병원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복지부나 국회 모두 현 건강보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데는 동감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은 유형별 수가계약이나 포괄수가제 등으로 더욱더 병원계를 옥죄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감사는 “가산율에서도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은 5~10% 차이가 나고 특히 대학병원이 선택진료나 각종 임대사업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고려하면 중소병원과 격차는 더 커진다”며 “정부는 가산율을 폐지하던지 아니면 병원급은 똑 같은 비율을 적용해주든지 해야 하며, 각종 규제로 도산 위기에 빠진 중소병원을 위한 육성정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근 서울강남협의회장(근화병원장)은 OTC 슈퍼판매 허용을 주장했다.

김 협의회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의료에서만큼은 천국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더 해주려고 과욕을 부리고 있다”며 “건보재정이 위험하다고 하면서 OTC 슈퍼판매와 같이 국민들의 편의도 높이고 손쉽게 건보재정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왜 도입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특히 김 협의회장은 “우리 병원에서도 나름 건보재정 절감을 위해 투약을 하지 않았더니 진료우순 순위가 투약인데 이것을 하지 않고 주사제만 처방했기 때문에 삭감을 당했다”며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 때문에 중소병원을 포함한 의료인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운 섭외홍보이사(혜원성모병원 이사)는 간호등급제와 가감지급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 이사는 “중소병원에서는 현행 수가를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가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여기에 가감지급제까지 도입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반 기업들도 최소한 이윤이 10%는 남아야 생존도 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인데 중소병원들의 경우 투자는커녕 생존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김 이사는 간호등급제와 관련해서도 “간호등급제 시행으로 전체 중소병원의 75~80%가 손실을 보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간호등급제 시행으로 입는 손실도 손실이지만 간호사들의 월급이 50% 정도 올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구하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밖에 이태현 이사(세종병원장)은 민간보험 도입 문제와 포괄수가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 이사는 “지금 우리나라는 일단 건강보험에서 혜택을 주고 민간보험에서 이를 또 보상해 주는 이중보장”이라고 지적하고 “바로 이 점 때문에 환자들의 모럴헤저드가 생긴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정부는 민간보험 도입시 건보재정이 악화되지 않는 방향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포괄수가제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포괄수가제도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포괄수가제도는 기존 행위별 수가제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고 “특히 포괄수가제가 의사들에게 진료를 제한한다는 인식을 주고 있으며, 부가치료가 더 필요할 경우에는 한정적으로 그렇게 처치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의사들은 반대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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