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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급환자 검사·판독할 영상의학과 의사 부족합니다 ①

이충욱 대한응급영상의학회 회장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간호사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극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지난 3월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소녀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구급차를 탄 채로 뺑뺑이를 돌다가 사망하는 등 응급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그 원인 중으로 하나로 응급실 과밀화가 거론되고 있으며, 응급실 과밀화 원인 및 환자들이 전원 과정에서 들르는 병원마다 이뤄지는 다양한 검사 등으로 인해 신속한 처치가 이뤄지지 않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실에 대한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응급실 대란이 일어났으며, 해당 사례 중 코로나19 감염 및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응급실에서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해 전원 및 처치가 늦어졌던 사례들을 고려하면 아직 코로나19가 종료되지 않았고, 언제든지 또 다른 감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가 걱정되는 상황.

이에 메디포뉴스는 이충욱 대한응급영상의학회 회장(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중증외상팀 교수)을 만나 우리나라 응급영상의학 부문의 현주소가 어떠하고,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응급실 과밀화 및 응급실 뺑뺑이에 영향을 주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응급실 뺑뺑이 등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영상의학 측면에서 볼 때에 어떤 문제점이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A.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사고의 원인은 응급실 진료의 과밀화가 1차적 이유일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수년간 응급실 24시간 체류시간 제한과 응급의료 전문인력 확보 등의 정책을 통해 응급실 과밀화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할한 응급실 진료시스템은 단순히 응급의료진에 의해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술을 비롯한 최종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진, 수술실/중환자실/입원실 등과 같은 배후 기반시설 확보 등 한 의료기관의 모든 재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완성될 수 있으며, 영상의학과도 그 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영상의학과는 장중첩증 환자의 비수술적 정복, 다양한 출혈 환자의 인터벤션시술, 혈관 협착 및 혈전 등에 의한 경색환자에 대한 혈관 개통술 등 다양한 응급질환의 비수술적 치료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술은 대부분의 경우 1차 치료방법으로 선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응급실 진료에서 이러한 영상의학과 진료가 지원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라도 비수술적 영상의학과 시술을 위해 타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치료적 역할 외에 영상의학과 고유업무 중의 하나인 CT/MRI와 같은 영상검사 판독도 원할한 응급실 진료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입니다. 

특히, CT/MRI 등의 영상검사를 통한 진단은 현대의료의 꽃이라 할 수 있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중증환자 진료가 빈번한 응급실 진료환경에서 빠르고 객관적인 검사결과 제공이 가능한 CT/MRI 영상검사는 그 유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응급실 내원 환자의 30% 이상이 CT 또는 MRI 검사를 받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진단 계획 및 치료 계획을 잡게 됩니다. 

응급실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CT/MRI 검사 판독 제공은 수술적 치료와 인터벤션 또는 약물 등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 등의 치료방침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하며, 불필요한 진료의뢰 빈도를 줄일 수 있고, 여러 진료과 의료진 간에 환자 상태에 대한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하는 등 응급실 환자 진료 프로세스를 단축시키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영상검사만 시행되고 판독이 적절히 시행되지 않는 경우라면 초기 치료 방침 선정에 혼선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전원을 유발해 응급실 과밀도를 높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Q.  현재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의 영상의학 장비 실태는 어떠한가요?

A. 우리나라에는 응급의료기관으로 40개의 권역응급의료센터와 131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가 지정돼 있습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주요대학병원 또는 거점의료의 역할을 하는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지정돼 있으며,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지정기준으로 응급실 전용 CT 장비와 응급환자 검사가 가능한 MRI 장비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는 기준에 맞게 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에는 CT/MRI 장비에 대한 설치기준은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는 18개의 상급종합병원과 113개의 종합병원에 CT가 설치돼 있어 응급실 환자의 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응급환자에게 영상 판독을 제공할 수 있는 인력 현황과 근무여건 등의 실태는 어떠한가요?

A. 응급실 내원환자의 30% 이상의 환자가 CT 또는 MRI 검사를 시행받고 있지만, 당직 시간을 포함해 24시간 지속되는 응급실 진료환경에서 적시에 24시간 판독이 수행되고 있는 병원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차당 4~5명의 영상의학과 전공의를 확보하고 있는 일부 대형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당직 시간에 시행되는 영상검사에 대해 전공의가 판독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그 외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연차당 3명 이하의 전공의만 확보하고 있어 매우 제한된 검사에 대해서만 판독을 수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당직 시간에 시행된 검사는 익일 정규시간에 판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적시에 응급실 영상검사 판독을 제공해 응급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영상의학과 의사의 숫자는 외래 및 입원환자의 검사 판독을 적시에 수행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부족하고, 70% 이상이 burn-out 증상을 느낄 정도로 지쳐 있는 현실에서 당직시간에 적시 판독을 시행할 수 있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확보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Q. 우리나라 응급영상의학 관련 법, 제도, 정책의 문제점은?

A. 응급의료 수가 산정 또는 응급의료 정책 개편시에 영상의학과의 역할은 항상 과소평가되고 논의의 중심에서 빠져 있습니다. 

특히, 응급진료 및 야간/심야/공휴일 진료에 대한 수가 가산에 있어 영상검사는 기존에 원가보존율이 높다는 이유로 가산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응급실 환자 진료를 위해 야간/심야/공휴일 시간에 CT/MRI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평일 정규시간에 시행하는 검사와 동일한 수가만을 인정받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응급실 환자 검사를 위해 밤새 대기해야 하는 방사선사 및 간호사에 대한 야간/심야/공휴수당 비용이 현행 행위별 수가 보상제도에 속에서 전혀 보상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영상의학과 의사의 판독도 마찬가지로 심야시간에 응급실환자 영상검사를 적시에 판독하더라도 정규시간에 외래환자 검사를 판독하는 행위와 동일한 수가를 인정받는데, 누가 응급 영상검사 판독을 수행하려고 할까요? 

즉, 영상검사도 타과와 동일한 응급진료 및 야간/심야/공휴일 진료에 대한 가산(50%)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정당한 수가가 보상될 때 응급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영상의학과 진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응급영상의학 관련해 대두된 문제점은 무엇이 있나요?

A. 코로나 19 팬데믹 초기에, CT 또는 MRI 검사를 시행 받은 환자가 코로나 19로 확진된 경우 오염 검사실 소독을 위해 6시간 이상 검사실을 비워야 했으며, 이는 다른 응급질환 환자의 영상검사 지연을 초래해 진단 및 치료가 늦어지는 상황을 유발했습니다. 

이후 코로나 19에 관한 방역체계가 정립되면서 이러한 불편함이 많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향후 새로운 감염병일 발생했을 경우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감염병센터 및 감영질환 응급실을 일반 진료구역과 구분해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CT검사실과 같은 영상검사실도 가능하다면 감염환자 전용 검사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이며, 응급영상 검사실에 음압환기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시설 개선을 통해 검사실 내에서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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