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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먼저 초고령사회 맞은 일본에서 배운, 국내 ‘지역방문간호센터’ 설립안 제시

30년 전 시작된 일본 ‘방문 간호 스테이션’ 모델로 한 ‘지역방문간호센터’ 제안… 적용까지 넘을 과제 많아
대한간호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 방문간호 한·일 심포지엄 개최

고령화시대를 맞아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선례를 참고해 한국형 ‘방문간호’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방문간호센터’ 설립안이 제시됐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 정부는 노인의료돌봄통합지원사업 등 다양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제도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령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재택에서 진료와 간호를 받을 수 있는 재택의료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환자들의 요구와 더불어 병원에서 확장된 지역사회에서의 돌봄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영경)는 ‘창립 100주년 기념 방문간호 한·일 심포지엄’을 12월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일본방문간호재단 사토 미호코 상무이사가 참석해 ‘일본의 방문간호 제도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일본은 국가 제도적 지원을 받아 재택에서의 통합적인 간호돌봄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시범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동력을 얻지 못하고 분절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사토 미호코 상무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았던 일본에서는 1983년 병원의 방문 간호·지도에 대한 진료 수가가 생겼으며, 1988년~1990년에는 방문 간호 제도의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1992년부터 본격적인 ‘방문 간호 스테이션’의 방문 간호가 개시됐다.

2000년에 개호보험 제도가 개시돼 방문 간호 사업이 탄력을 얻었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방문 간호 스테이션에서의 감염자 건강 상담·방문 간호 등이 이뤄지는 등 재택의료를 제공하는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사토 미호코 이사는 “일본은 2022년 기준 고령화율이 29.0%에 이르렀으며, 생산 연령 인구는 60% 이하로 떨어졌다. 2040년에는 고령화율이 36.1%, 단독 가구 비율이 45%로 증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이 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방문 간호 제도는 중앙정부인 후생노동성과 지역기관(도도부현청, 시정촌사무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시정촌사무소는 개호 보험 사업 계획을 3년마다 책정하고,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을 구축한다. 방문 간호 종사자의 연수교육에는 간호협회가 참여한다.

‘방문 간호 스테이션’의 개설자는 의료법인, 영리 법인 등에서 도도부현 지사등의 지정을 받은 지정 방문 간호사업자이며, 전국에서 평균 20%가 간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간호 직원이 2.5명 이상 배치돼야 하고, 재활 직원(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청각사 등)이 필요에 따라 배치된다.

사토 미호코 이사는 “간호직원은 반드시 2.5명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재활직원은 없어도 문제는 없다. 이 외에 전화, 현금관리, 수가 청구를 하는 사무직원도 있는데, 필요시 간호 업무 보조도 가능하며 체중이 무거운 환자를 들고 나르는 일 등을 돕는다. 해당 업무 시 2~3회까지 수가를 청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문간호의 급여는 개호보험이 의료보험보다 우선 적용되며, 말기의 악성종양, 난치병 환자, 급성 질환자 등은 의료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의료보험 38만 명, 개호보험 64만 명을 더해 102만 명(인구의 약 0.8%)이 방문간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토 미호코 이사는 “방문 간호는 주치의의 진료에 근거한 방문 간호 지시서를 받고, 방문간호계획서를 작성한 뒤 방문간호를 제공, 정기적인 주치의 보고와 월간 이용료 및 수가 청구 순서로 진행된다. 주치의가 발급하는 방문 간호 지시서의 유효기간은 최근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방문진료에 간호사가 동행해도 의사에 대한 수가만 적용되고 있어 방문간호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일본은 방문 간호 지시서와 함께 수가 체계가 활성화돼 있고, 오히려 병원 진료소보다도 수가 단가가 높아 영리 법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토 미호코 이사는 “2024년부터 시작되는 국가 제8차 의료계획에 재택의료의 역할이 언급돼 있다. 일본간호협회, 일본방문간호재단, 전국방문간호사업협회는 ‘방문간호 액션플랜 2025’에서 양적 확장, 기능 확대, 질 향상, 지역 포괄케어 대응 등을 목표로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일본방문간호재단은 방문간호를 추진하는 조직으로 일본간호협회 예산으로 1994년 창설된 단체로, 웹으로 다양한 분야의 방문 간호사 연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연습을 포함한 연수 외에는 온라인으로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사토 미호코 이사는 “방문간호제도 시행 30년 경험을 바탕으로 24시간 긴급 대응 서비스 등을 확대해왔지만, 아직도 발전 중이다. 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간호력을 발휘하게 하는, 대한간호협회의 방문형 간호 통합 서비스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신한대 간호대 황라일 교수가 ‘지역방문형 간호-요양-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방문형 간호의 미래’를 발표했다. 

황라일 교수는 “지역방문형 간호모형과 관련해 지금도 많은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행 제도권 내 방문형 간호는 대상자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가 아닌 분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정간호와 방문간호 이용률이 3%로 매우 저조하며, 요양·돌봄서비스와 연계가 부족하다. 자격요건을 갖춘 간호사 고용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황라일 교수는 일본의 활성화된 방문간호 제도를 바탕으로 한 ‘(가칭)지역방문간호센터’ 모형을 제시했다. 특징은 전 생애주기별 대상자에게 하나의 통합형 방문간호기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24시간 대응, 수시 대응, 생애말기 서비스, 퇴원 후 서비스 등 다양하고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황라일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방문간호사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인력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 일본처럼 대한간호협회 산하 (가칭)지역방문간호센터를 설립하고, 방문간호사 처우를 개선하며 질관리 지표와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건강보험 수가 개편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부 정형선 교수를 좌장으로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강원의료사협 호호방문진료센터 양창모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정책연구센터 이정석 센터장,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임강섭 과장 등이 참석했다.

보건복지부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은 “내년 7월부터 방문간호의 건강보험 수가 시범사업을 준비중인데, 필요성은 동감하지만 일본에 비해 정책 시행을 위한 관문, 미비점들이 많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일본의 보조간호법처럼 명문화하고, 소비자 이용경험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강섭 과장은 “우리나라는 방문간호지시서를 얻기가 매우 힘들고, 직업 간 협력과 연계가 잘 안되고 있다. 경제적인 유인 측면에서도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제대로 된 교육인력의 양성과 질 관리 측면에서도 체계가 필요하다. 국가적인 지원 체계와 함께 간호협회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의 역할을 확대한 ‘간호인력지원센터’가 종합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 같다. 정부 시범사업에 많은 관심과 자문을 달라”고 말했다.

좌장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일본은 현재 인구고령화 30%를 바라보고 있고, 우리는 18%에서 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으니 일본의 선험 사례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사토 미호코 이사는 “방문 간호는 일본 이용자들이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있으면서, 진료를 받고 싶다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시작됐다. 좀 더 친숙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간호가 높은 효과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이용 환자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병상 회전율이 상승하고 퇴원 환자 간호 시스템이 맞아 떨어지는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는 있지만 더욱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황라일 교수는 “우리나라도 노인인구가 20%가 되면 정말 변화가 체감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모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해결할 과제가 많을 텐데 오늘 제시된 모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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