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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 필요하다면? ‘지역완결의료’가 이유

제주도 지역구 국회의원들, ‘제주도민의 보편적 의료이용을 위한 국회토론회’ 개최
올해 제주대병원 상급종합병원 등록 신청… 11월 진료권역 확정에서 서울권과 분리 관건

제주도 ‘지역완결형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진료권 개편이 필요하다.

위성곤, 송재호, 김한규, 신동근, 고영인, 김영주, 서영석 의원 공동주최로 ‘제주도민의 보편적 의료이용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상급종합병원 제도는 일정 규모와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이 중증·응급질환을 전담할 수 있도록 심사를 통해 지정하는 제도로, 현재 45개 병원이 지정돼 있고 이번에 새롭게 신청한 제주대병원을 포함한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가 12월에 발표된다.

상급종합병원은 3년 주기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며, 총 10개의 진료권역으로 구분돼 권역 종합병원의 신청을 받는다. 현재 제주도는 진료권 상 서울권역으로 묶여 있어 수도권 소재 종합병원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으로 지정에 어려움이 있다. 12월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 발표에 앞서 11월에 진료권역 확정 발표에 주목하는 이유다.


토론회를 주최한 제주 서귀포시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은 “제도 시행 이래 제주도 내 병원은 단 한 차례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바 없다. 서울권역과 함께 묶여 있었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제주도민의 수도권 병원 이용률이 높고 인구수가 적다는 이유로 진료권역을 분리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위성곤 의원은 “도민들에게 가까운 곳에 상급종합병원이 있다면 비행기를 타고 서울까지 가지 않을 것이다. 제주도하면 제일 어려운 문제가 의료문제라고들 한다. 올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제주대병원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는 ‘제주 지역완결형 보건의료체계의 사령탑, 상급종합병원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으로 제주도 상급종합병원 지정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홍윤철 교수는 발표에 앞서 “제주도와의 연고는 없다. 우리나라에 의료문제가 있는 지역이 제주도뿐만은 아니며, 여러 지역에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며 “다만 제주도는 매우 특수한 논의 대상으로서 지역완결형 보건의료 측면에서 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윤철 교수는 “현재 제주도 상급종합병원 필요성에 대한 찬반 의견들은 각각의 입장을 살펴보면 모두 말이 되는 내용이며, 그 대립점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 중에서 “서울대병원 동료들에게 물어봤을 때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이 들어서더라도 실력있는 의료진을 갖추는 것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100%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윤철 교수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건강문제, 질병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최종적인 측면에서, 제주도 의료체계를 책임지는 중심 의료기관으로서의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상 수를 늘리고 희귀질환 전문의를 확충하는 것보다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다른 의료기관과 필수의료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 부분을 만들어가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지역 의료체계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상당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철 교수는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제공 등 지역 간 불균형 해소에 선도적 역할을 하도록 지정기준을 개선,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병상확충이 아니라 1,2,3차 의료기관 네트워크로 복지부를 설득해야 한다. 미래의료체계에 대한 비전 선언과 실현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신청한 제주대병원의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제주대병원 김우정 진료부원장은 “제주대병원이 이 시점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신청한 이유는 20년간 제주도 의료환경의 변화를 체감했을 때 의료 수요와 전문적인 진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라며, “최근 도외 원정진료에 대한 부분이 이슈화가 되고 도내에서 해결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정 진료부원장은 “제주도 내 6개 종합병원이 수평적으로만 팽창되다 보니 진료체계가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 의료체계가 왜곡화되고 붕괴되면서 환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생겼고, 지역내 책임 의료기관으로서 적절한 의료배분을 통해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작년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한 조건을 갖추기 시작했지만, “현실적으로 서울 내 다른 종합병원들과 상대평가를 포함한 여러 기준을 바탕으로 비교했을 때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우정 진료부원장은 “단순히 진료에 대한 것 외적으로 지역 내 책임의료기관 역할을 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신청했다. 서울대병원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시설 장비 등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통해 단순한 진료 개선 뿐 아니라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역할 수행에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형근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양영수 의료영리화저지도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도 제주도의 상급종합병원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양영수 위원장은 “제주 유입 관광객과 도민들이 서울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많은 비용과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일이며, 이제는 서울 가서 치료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선택의 영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윤철 교수는 “서울 진료권역에서 서울 소재 책임의료기관이 제주도민을 챙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존 논리가 아닌, 지역 책임형 완결의료 측면에서 제주도가 권역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권역 분리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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