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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약류 사용자 60만명 시대…치료 인프라 현실은? ①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해국 이사장

지난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과 유명연예인 투약 사건 등 마약류 범죄가 잇따르자 일상생활에까지 위협을 주고 있는 마약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정부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추진 중인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의 구성은 ‘범죄’에 대응하는 비중이 큰 상황으로, 상대적으로 마약류 중독자 치료·재활이 빈약한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 마약류 중독자를 위한 치료보호기관이 전국에 20여 곳이 있으나, 실제로 운영되는 곳은 2~3곳에 불과하며, 해당 병원들도 적자 등의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해국 이사장(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현재 우리나라에 마약류 중독자가 얼마나 있고, 앞으로의 전망이 어떠하며, 마약류 중독자를 위한 치료·재활 인프라 점검 및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현재 우리나라 마약류 중독자 증감 추세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A. 먼저 마약류 중독자의 수치를 전체적으로 추산할 수 있는 실태조사나 역학조사는 사실상 없어 검거된 사범의 숫자에다가 암수 범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대략 우리나라에서 마약류 사용자(중독자)의 수를 추산하고 있습니다.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이미 2015년에 1만명을 넘어섰고, 작년인 2023년에는 2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수치에다가 암수 범죄율을 수치를 구하기 위해 20~40배 수치를 대입하면 마약류 사용자를 알 수 있는데, 중간값인 30을 대입하면 마약류 사용자 60만명이라는 수치가 산출됩니다.

60만명은 사실 성인 인구의 1%가 이미 넘어가는 수치입니다. 사실상 보편적 질병 수준으로 봐도 무방한 많은 숫자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용 현황이 얼마나 나쁜 상황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국내 마약류 중독자 치료기관의 ‘충분’ 여부와 가동 실태는 어떠한가요? 

A. ‘마약 사범’이라는 명칭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마약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질병 이전에 범죄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지금도 많으며, 주무 부처도 주로 검찰·경찰·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마약류 관련 정책·제도가 운영되는 것이 현실로, ‘치료’의 개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마약류 중독자 중 치료를 받는 환자는 6600여명 수준으로 마약중독자 추정 규모를 감안할 때 1% 밖에 되지 않는 매우 적은 수치입니다.

정부에서는 ‘치료 보호기관’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데, 명칭 자체에 ‘보호’란 용어에서 보듯이, 마약 중독자를 위한 보편적인 치료기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마약 중독도 의사의 신고 의무가 없어 어느 병원에서든지 자유롭게 누구나 다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보편적인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것입니다.

과거, 수천명에 그치던 상황에서 국가에서 과거에 마약 사범들을 치료할 곳이 필요하게 되자 일부 병원들을 ‘치료 보호기관’을 지정하고, 치료보호기관에서 관련 제도에 의해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국가에서 의료비를 전부 지불하는 제도를 마련하게 됩니다. 

‘마약관리법’에 ‘치료보호’에 대한 정의가 되어 있는데, 처음엔 이마저도 식약처에서 관리하다가 2008년이 되어서야 그나마, 치료 보호에 관한 조항만 따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리하는 것으로 바뀌어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 보호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이 2024년 1월 기준 26개소 정도 되는데,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2~3곳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가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향후계획으로 권역별로 마약류 중독치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치료병원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는데,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Q. 마약 중독 치료보호기관의 적자 규모는 어떻고, 적자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 있나요?

A. 국가에서 지정된 마약 중독 치료 보호기관들이 운영되는 시스템에 대해 설명드리면 검찰에서 검거한 마약 사범들을 치료보호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내리게 되면 치료보호기관에서 해당 마약사범들을 받아 치료하게 됩니다.

문제는 검사가 기소유예 조건부 치료보호를 의뢰할 수 있는 절차도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의무적으로 치료 보호를 명령할 수 없다 보니까 사법행정 단계로부터 치료로 의뢰되는 사례가 매년 10명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마약 중독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구조는 마약류 사범들이 본인 스스로가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들 중에서 치료를 잘 해주는 병원을 찾아가 돈이 없으니 치료보호제도를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 치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치료 보호기관이 아무리 많아도 환자들이 찾아가지 않으면 마약 중독 치료 기능을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국가에서 마약 중독 치료비를 100% 지원해 주지만, 1년에 한 번 치료비를 모아 지원해 주는 제도 구조로 인해 지원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병원이 자체적으로 예산을 마련해 마약 중독 치료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또 국가 예산 지원도 지방자치단체와 50:50 비율로 지원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 마약 중독 치료 보호기관이 있는 지자체에서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치료 보호기관을 좋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오히려 마약 중독 치료 보호기관으로 지정을 받았어도 의무적으로 국가에서 환자를 할당하는 것이 아니며, 병원 경영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치료 보호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병원들이 굳이 홍보 등을 통해서 치료보호제도를 이용하는 환자를 유치하려 노력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마약 환자를 보지 않아도 다른 정신질환 환자들이 많을뿐더러 국가로부터 지급을 받는 수가도 차이가 없어 굳이 의료기관이 마약 환자를 유치해 진료할 만한 이익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2024년부터 치료보호환자들의 치료비가 건강보험 급여화되고, 국가에서는 본인부담금만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마약환자 진료에 현재의 정신질환에 대한 보통의 수가가 적용된다면, 다수의 치료보호기관들에게 손이 많이 가고 난이도가 높은 마약환자들을 진료를 기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 또한 마약중독치료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듭니다.  

이러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앞으로도 마약 중독 환자들이 계속 찾아오는 2~3개의 병원만이 힘겹게 운영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우리나라의 마약 중독 치료와 관련해 법·제도 등 인프라의 모순과 한계 및 문제점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A. 근본적으로 과거 몇천 명의 마약 사범들을 어떻게 벌을 주고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마약 중독 치료보호 제도가 ‘마약류관리법’ 제40조에 조항으로 하나 들어가 있는 것이 전부라는 점부터가 우리나라의 마약 중독 치료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마약 사용 장애라고 하는 질병을 일반적인 의료기관에서 응급실에서 정신의료기관에서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마약 사용 장애를 질병으로 보고 보편적인 신체·정신질환 의료체계에서 더 잘 대응하도록 지원하고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노력들이 여태까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처음으로 마약 치료기술 개발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R&D 사업이 처음 시작됐다는 면에서는 늦게나마 마약 사용 장애에 대한 치료기술 개발이 드디어 시작됐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싶습니다.


Q. 마약 중독 치료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본 받아야 하는 자세와 인프라 등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정반대의 정치적 성향과 스타일을 가졌던 인물이나, 마약과 관련해서는 보건의료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뜻이 일치하는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연간 8~13조의 비용을 지원해 권역집중의료기관과 일차의료기관에서부터 지역사회 재활과 상담기관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마약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관련 법을 만들고, 해당 법률안에 근거해서 실제로 미국에서 마약과의 치료 전쟁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즉, 여러 가지 범죄적 측면에서 강력하게 단속·처벌하는 것도 일부는 성공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 문제를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마약에 중독됐다 할지라도 어떻게 하면 치료를 잘 받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이뤄내려면 마약 중독 치료 부문에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다시 마약청정국으로 돌아가자고 하고 있는데, 이는 정말 우리 모두가 원하는 꿈이지만, 지금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널리 퍼지고 있는 마약에 한 번이라도 접촉한 사람들이 쉽게 치료와 상담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느냐를 목표로 추진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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