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비례대표)이 비알피인사이트(BRP Insight)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약사들이 2025년 1월~8월까지 누적 1천회 이상 품절 신고한 의약품은 총 72개 품목으로 확인됐다.
의약품 도매 플랫폼인 바로팜에 등록된 의약품 도매업체에서 주문이 불가해 품귀 현상이 심각한 72개 의약품에 대해 심평원·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최근 6개월내에 심평원에 신고된 수급불안 품목은 단 7개(10%), 식약처에 제약사가 공급부족을 신고한 품목은 단 2개에 불과했다.
김윤 의원은 “현장에서는 약사들이 끊임없이 품절을 호소하는데, 정부 자료에는 ‘보고 없음’으로만 기록된다”며, “정부의 신고 의존 행정과 현장의 체감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윤의원실이 심평원 자료를 토대로 수급불안 의약품의 요양기관 공급량과 요양기관 사용량 정보를 분석한 결과 수급대비 사용량이 많게는 365배까지 이르는 의약품도 있을정도로 의료 현장에서 품귀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체로 일선 약국 및 병원 현장에서는 3개월치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수급대비 사용량이 1 이상이면 심각한 수급불안으로 볼 수 있다.
김윤 국회의원은 이에 대해 “심평원은 이미 의약품 유통사로부터 공급 데이터를 실시간에 가깝게 취합하고 있고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어 수급대비 사용량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않고, 제약사의 신고를 기다리는 소극적 행정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약국가에서 수급불안을 호소한 72개 의약품은 동일성분·동일제형으로 대체 가능한 품목이 평균 13.9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성분으로 대체가능한 품목이 많이 있는 경우 특정 품목이 품절이어도 동일성분 의약품을 사용하면 수급대비 사용량이 많더라도 수급불안 정도를 해소할 수 있음이 김윤의원실 분석 결과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엔시드8시간이알서방정(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2025년 2분기 수급대비 사용량이 1.12로 공급량보다 사용량이 상회하며 심각한 품절을 겪었다. 그러나 동일 성분 대체 의약품 전체를 합산하면 수급대비 사용량은 0.86으로 수급불안 정도를 (–23%)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동일성분 활용을 통해 품절이 완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발타캡슐(둘록세틴 성분, 우울장애·통증 치료제)은 지난해 말부터 수급대비 사용량이 10을 넘었고, 올해에는 17.70까지 치솟으며 극심한 품귀를 겪었다. 그러나 동일성분·동일제형 대체품이 21개 존재해 전체적으로는 수급대비 사용량이 0.96, 즉 개별 브랜드 기준보다는 95% 이상 완화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김윤 국회의원은 “이름만 다른 같은 약이 있음에도 현장은 재고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특정 품목 품절 시 동일성분 의약품 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의료기관과 약국 그리고 환자 모두 수급불안 상황에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급불안 의약품 대응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필요시 각 부처 및 의약단체와 협의하여 민관협의체(의사협회, 약사회, 의약품유통협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금년에 수급불안 의약품 민관협의체 개최실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