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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응급의학의사회, 경증환자의 상급병원 응급실 방문 자제 호소

응급실의 명절은 언제나 악몽이었다.

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나마 의정갈등 초기 국민들이 보여줬던 시민의식과 경각심마저 거의 없어진 상태에서 맞이하게 될 이번 명절은 큰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

응급의료체계는 2년전보다 나아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나빠졌다.

응급실의 입장에서 명절은 병원의 배후진료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익숙하지 않은 환자들을 봐야 하기에 단위 응급실의 일시적 재난상황이 초래된다. 최종치료를 위한 상급병원 전원이 용이하지 않기에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속출할 것이고 적절히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은 사망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명절의 응급의료대책은 국민들의 양보와 인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국민안전과 중증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간곡히 호소한다.

1.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약이 떨어지거나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음과 과식을 자제해 급성위장관증상을 예방하고 기존질환의 악화를 대비해야 한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위험한 활동이나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여 급성손상 또는 사고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 발열환자들은 이동과 방문을 자제해 감염성질환의 전파를 통한 고위험자의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이동 중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교통 법규를 철저히 지켜야한다.

2. 경증환자의 상급병원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명절에 응급실의 환자과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경증환자들이 갈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증상이 아닌 단순발열, 복통, 설사, 열상, 염좌, 가벼운 사고 등의 증상에는 상급병원의 응급실이 아닌 지역의 1차의료기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응급실은 24시간 열려 있지만, 모든 의료를 제공할 수는 없다. 응급실에서 제공하는 것은 응급치료이며, 최종치료가 아니다. 시급하지 않은 최종치료와 전문적인 처치를 위해 응급실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 경증환자를 포함한 모든 의료수요가 응급실 현장으로 몰리게 되면 정작 응급진료가 필요한 중증응급환자의 진료대응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보다 응급한 중증환자를 위하여 조금 더 기다리고 양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안타깝지만 응급의료 인력은 평상시 기준으로 최소한으로 맞춰져 있기에 명절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응급의료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이러한 재난상황에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응급환자들일 뿐이다. 향후 장기 응급의료계획에 명절이나 연휴 등의 의료수요 증가상황에 적절한 대응방안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며, 탁상행정으로 말뿐인 대책을 남발하기 보다는 적절한 대책을 논의하고 만들기 위한 전문가 의견개진의 통로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명절을 앞두고 회원들이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응급의료체계의 과밀화와 위기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함께 적절한 응급의료의 활용을 고개숙여 부탁드리는 바이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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