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환자를 병원 응급실에 강제 배정하는 시범사업을 끝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료 전문가로서의 양심과 현장의 경험을 비춰 이번 시범사업은 특정직역의 편의와 정치적 이해득실을 고려한 졸속으로 기획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 규정하고 회원들의 불참을 설득할 것이다.
1. 이번 시범사업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윗선의 지시 때문이다.
국무총리 산하 범부처 응급의료체계 개선 TFT의 지시로 추진된 이번 시범사업은 주무부처와 현장의 전문가들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전형적인 졸속행장이다. 준비되지 않은 시범사업의 무리한 강행은 결국 의료진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2. 현장의 의견은 묵살하고, 의사소통이 아닌 시행강요만 있었다.
복지부는 지역의 간담회에서 현장 응급의료진들의 우려에도, 이미 결정됐으니 무조건 시행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현장의견 수렴을 약속한 복지부장관도 공청회나 간담회 등 아무런 공식적인 조치 없이 기자회견 발표를 앞두고 있다.
3. 이번 시범사업은 ‘개혁’도 아니고 ‘혁신’도 아니며 현장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우선수용병원’이나 ‘광역상황실’은 실효성 없던 과거 대책의 답습이다. 기존의 응급실이 우선수용 병원이 된다고 해서 수용성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최종치료 가능병원을 못 찾는 것이 아니라 없어서 생긴 일인데 광역상황실이 한다고 다르지 않다. 결국 현실을 외면한 전시행정일 뿐이다.
4. 진정 응급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제대로 된 시범사업이란 ▲‘응급실 뺑뺑이’부터 제대로 정의하고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시범사업의 달성목표와 정책방향을 현장의 의료진들과 공유하고 합의하며 ▲사업시행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과 평가,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과 예산을 마련하고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현장의 의료진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획득한 정보와 경험을 평가하여 올바른 정책을 만들 수 있는 논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우리는 졸속 행정이 초래할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충분한 준비와 합의가 없는 내일의 발표는 ‘혁신’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다. 현장을 외면한 정부의 독단적인 시범사업은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를 가속화할 뿐이다.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할 경우 향후 발생하는 모든 혼란과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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