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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응급실 현장의 젊은 의사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대통령실에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의 편지와 ‘응급실, 우리들의24시간’ 전달
‘응급실, 우리들의24시간’ 5000부 완판

응급의학과 젊은 의사 54명이 편지로 국민의 한 사람인 젊은 의사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달라면서 상소문을 올렸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5월 22일 용산 대통령실 서문 민원실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할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이 직접 작성한 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은 편지를 통해 응급의학과를 꿈꿨던 젊은 의사 한명으로써 필수의료 패키지 등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의료개혁에 대해 어떠한 점을 걱정하고 있는지 등을 담아냈다.

구체적으로 환자들조차 공공과 지방의 의료를 신뢰하지 못하고 서울로 발을 옮기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환자와 의료진이 쌍방 신뢰할 수 있는 진료·교육환경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지향하는 의료개혁의 방향대로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젊은 의사들은 명확한 원칙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근거 하에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기를 바라며 원점 재논의를 요청했던 것이며, 이는 환자의 곁에서 지속적으로 의료진이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고, 조건 없는 반대가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바랐기 때문임을 강조했다.

정부에 대한 반기·아집이 아니라 그저 열악한 환경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를 혹사하며 일할 수 없고, 최선을 다해 환자만을 진료할 수 없기 때문이었음을 분명히 하면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의 최전선에서 자긍심을 갖고 일해 나가던 젊은 의사들이 왜 가장 먼저 사직서를 제출했는지를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또,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가장 필요했던 것은 더 많은 사람이 거리낌 없이 이곳을 선택하고 포기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기반과 사람을 살리는 것에 있어 망설일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라고 의견을 밝히면서 직접 환자를 보는 전문가의 의견과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의료개혁이 신중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신간 ‘응급실, 우리들의24시간’도 함께 전달했다.

‘응급실, 우리들의24시간’은 응급의학과 젊은의사 54인이 참여한 응급실 수기집으로, 응급의학과 젊은 의사 54인이 응급실에서 있었던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 책은 응급의료를 전공하는 젊은의사들의 꾸밈없는 삶과 고민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들에게 있어서의 보상은 단지 근무 몇 시간 줄여주고 월급 얼마 더 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응급의료 환경에서 진정으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전공의들이 감정적으로 복귀를 거부한다고 말하지만,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이성적·논리적으로 판단해 행동하고 있으며, 아무런 변화가 없는 정부의 입장을 보면서 복귀할 아무런 명분이 없다는 것에 현재 상황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일방적인 필수의료 패키지 등 정책 강행과 의대증원과 이어지는 강제적인 명령들을 보면서 아무런 희망도 없이 도망가지도 못하게 수갑이 채워져서 정부가 시키는 필수의료를 값싼 노동력에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전공의로서의 삶으로 돌아갈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도 전공의들은 본인의 미래를 위해 열악한 처우와 근로환경을 버티던 사람들이라면서 미래가 없어진 현재의 상황에서 아무리 처우와 환경을 개선해도 그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전하며, 진정으로 전공의들을 설득하고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의료개혁은 의사들과 함께 하여야 가능하다”면서 “전공의들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의료의 주역이기 때문에 미래의 올바른 의료개혁은 바로 이들 전공의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들도 편지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책에 평소 응급실에서 환자만을 생각하며 일하던 전공의들의 삶을 담았다”면서, 책을 읽고 현장의 아우성과 최일선에서 환자를 보기를 선택하고 한국의 의료 발전에 기여해 온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월급 더 주고 근무시간을 줄여주면 전공의들이 돌아오리라고 생각하면서 돌아오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전공의 입장에서는 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응급실, 우리들의24시간’은 전공의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만든 책”이라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부터 좀 시작해 달라는 의미로 대통령께 전달하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첫 인쇄본이 나온 '응급실, 우리들의 24시간' 1쇄(5000부) 완판됐다. 2쇄(2000부)는 현재 인쇄 중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5000부 완판에 대해 “시기도 좋았던 것 같고,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님들께서 많은 선전·구매를 해주시는 등 도움을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가능했던 것 같다면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전공의들이 글을 쓸 때, 최대한 본인 경험을 진솔하게 작성함으로써 책을 읽는 분들한테 와닿았던 것도 빠른 시간 내에 완판된 이유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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