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행은 명확하게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전공의 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난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주 지역의 모 대학병원에서 일어난 폭행사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상준 회장은 17일,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선배 전공의 입장을 들어보니 가해자로 몰고 가기에는 약간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전공의 선ㆍ후배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행 사건의 경우 뚜렷하게 잘잘못을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앞서 의료계에 따르면 모 대학병원의 선배인 A전공의가 후배인 B인턴의 수련 태도 불량을 문제 삼고 가슴 등을 수차례 내려치는 폭행을 가했다. 이에 후배인 B씨가 선배인 A씨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은 앞으로 후배 전공의 쪽의 상황을 마저 들어본 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같은 전공의 선ㆍ후배 간 폭행 사건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에 어떤 이유에서건 폭력이 자행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대전협에서도 실질적인 대처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안상준 회장은 “병원협회나 보건복지부 등에서 폭행에 대한 조례를 마련한다면 처벌이 가해질 수 있으므로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조례가 외려 악용될 수도 있을 것 같아 현재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전공의 선ㆍ후배 간 폭행사건은 객관적인 잘잘못을 명백히 따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게 대전협 측의 설명이다.
연차가 높은 선배 입장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일이더라도 후배 입장에서는 또 다른 입장이 있어 대전협이 한 쪽의 입장만을 대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협은 의료계의 약자인 전공의가 교수나 환자, 환자의 보호자로부터 당하는 폭행에 대해서는 강력히 항의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냈지만 전공의 간 폭행 문제에서는 이렇다할 대안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전협은 폭행 논란이 일고 있는 광주지역 모 대학병원의 선배 전공의 입장을 밝히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며 후배 전공의 입장을 마저 파악한 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전협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