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약 4분의 1(23.1%)은 자살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며 전공의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는 일반인 자살사고 경험인 14.7%보다 높은 수치다.
또 전공의 약 3명 중 1명은 주 근무시간이 80시간을 초과했고, 행정 및 비진료 업무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한성존, 이하 대전협)이 22일 2026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본 실태조사는 2026.01.12.(월) - 2026.01.31.(토) 기간 동안 전공의 1만 3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총 1755명(전체 대비 17.0%)이 응답했다. 본 실태조사는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의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수련환경 개선 및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을 위해 시행됐다. 단순한 현황 파악에 그치지 않고 조사 결과가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예방의학과 전공의가 포함된 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환경실태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기존 실태조사를 전문성을 살려 전면 개편했다. 응답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는 문항을 수정하고 진료지원인력, 지도전문의 제도, 의료사고 및 분쟁 등 기존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현안 항목들을 새롭게 보완했다. 아울러 건강 및 안전, 임신 및 출산 등 수련 과정에서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영역에 대한 문항도 강화했다.
연차별 응답자 수는 인턴 343명(19.5%), 레지던트 1년차 340명(19.4%), 2년차 392명(22.3%), 3년차 432명(24.6%), 4년차 247명(14.1%)이었고, 종별 응답자 수는 상급종합병원 1371명(78.1%), 종합병원 384명(21.9%), 지역별 응답자 수는 수도권 1072명(61.1%), 비수도권 683명(38.9%)이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근무시간
실제 근무시간이 소속기관 전산 기록 근무시간보다 많다고 응답한 비율이 44.8%에 달했다. 이는 수련병원의 근무시간 기록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며 실효적인 외부 감시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주당 평균 실제 근무시간은 70.5시간(중위값 72시간)으로, 2022년(77.7시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약 3분의 1이 법정 한도인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특히 레지던트 1년차의 중위값은 80시간으로, 실질적인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3개월 동안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이다. 인턴, 레지던트 1년차, 2년차 각각에서 31.8%, 44.4%, 29.6%가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공별로는 정형외과(57.1%), 신경외과(52.8%), 비뇨의학과(47.8%), 이비인후과(47.8%) 등에서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4주 동안 최대 연속근무시간은 평균 26.2시간(중위값 24시간)이다.
24시간을 초과해 연속근무를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9%(752명/1754명)이며, 이 중 48.7%(367명/752명)가 4주 동안 5회 이상 24시간을 초과해 연속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업무 및 교육
전체 업무 중 행정 및 비진료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1.5%이다. 행정 및 비진료 업무 비중이 3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2.2%에 달했다.
정규 근무 시 담당하는 입원 및 응급 환자 수는 평균 14명(중위값 10명)이다. 전공별로는 응급의학과(37.6명) - 심장혈관흉부외과 및 신경외과(25.2명) - 방사선종양학과(23.2명) - 영상의학과(19.9명) - 산부인과(18.8명) - 외과(17.5명) 순으로 높았다.
연속근무 종료 후 주간 업무 대체인력은 전공의(69.1%) - 진료지원인력(15.5%) - 교수(8.6%) 순으로 높았다. 전공의의 업무 부담이 과중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인 대체인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외래 및 병동 업무에 투입되지 않고 핵심 교육활동(강의, 발표, 시뮬레이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보호수련시간(protected time)은 평균 4.1시간(중위값 2시간)이다. 보호수련시간(protected time)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8.0%에 달했다. 현재 전공의는 수련보다 노동에 치우친 환경에 놓여 있으며 보호수련시간의 법제화 및 최소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진료지원인력
진료지원인력과 함께 일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80.4%이며, 평균적으로 6.2명의 진료지원인력이 배치됐다. 계열별로는 서비스계(6.5명) - 외과계(6.1명) - 내과계 (5.3명) 순으로 높았다.
진료지원인력이 실제로 수행하는 업무는 기록 및 처방(60.1%) - 환자 평가 및 모니터링(48.7%) - 상처·장루·욕창 관리(34.1%) - 수술 지원(33.9%) - 의료용 관 관리(25.5%) - 침습적 시술 및 처치(7.3%) 순으로 높았다.
◆지도전문의
지도전문의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는 시간은 주당 평균 4.5시간(중위값 2시간, 표준편차7.9시간)이다.
전공의는 ‘형식적인 지정일 뿐 실질적인 교육 및 지도가 없음(53.8%)’ - ‘지도전문의의 과도한 진료 업무로 교육 시간 부족(43.1%)’ - ‘피드백 및 평가 체계 미비(25.4%)’를 대표적인 지도전문의 제도의 한계점으로 꼽았다.
◆건강 및 안전
수련 중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비율은 31.2%로, 이는 일반인구 집단의 11.6%(2023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수련 중 자살 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23.1%로, 이는 일반인구 집단의 14.7%(2023 자살실태조사)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 중 16명(0.9%)은 실제 자살을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업무 수행(회식 등 행사 포함) 중 폭력 경험률은 폭언 및 욕설(20.2%, 355명) - 폭행(2.2%, 39명) - 성폭력(2.1%, 36명) 순으로 높았다. 이 중 폭언 및 욕설 가해자의 경우 교수(71.8%) - 환자 및 보호자(30.1%) - 전공의(26.5%) - 전임의(8.5%) - 간호사(5.9%) 순으로 높았다.
◆임신 및 출산
수련 중 본인 또는 배우자의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비율은 13.0%(228명/1754명)이며, 레지던트 4년차(27.5%), 3년차(19.4%), 2년차(12.0%), 1년차(6.8%), 인턴(1.7%) 순으로, 연차가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동료 전공의의 출산 관련 휴가 사용으로 인해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2.7%,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14.4%(해당 없음 42.0%)이다. 임신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91명이며, 임신 중 시간외근로 없이 주 40시간 이하 근무 비율은 26.4%(24명)에 불과했다. 또한, 19.8%(18명)는 임신 중에도 야간 및 휴일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의료사고 및 분쟁
수련 중 환자 위해 사건이 발생한 비율은 12.2%(214명), 의료사고 및 분쟁으로 이어진 비율은 4.2%(74명)이다.
수련 중 의료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 비율은 76.4%, 이에 평소 방어진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8.1%에 달했다.
75.4%가 의료분쟁에 대한 걱정이 현재의 전공 선택이나 향후 진로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소속 기관으로부터 법률적 지원 및 행정적 보호를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은 40.6%이다. 수련 기관에서 의료사고 예방 및 분쟁 대응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9%이다.
한성존 회장은 “본 전공의 실태조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들이 현장에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근무시간 단축, 대체인력 체계 구축, 지도 전문의 제도의 실질화, 전공의 정신건강 지원 강화 등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