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필수의료 문제의 핵심은 ‘인력’ 문제에 대해 젊은 의사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대책에 대해 한 줄로 평가한다면 “아직까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전공의 때는 어쩔 수 없이 일이 좀 힘든 경향이 있는데, 문제는 전문의가 되고 나면 일이 좀 편해져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교수를 목표로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인데, 정작 현실은 일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적으로 일을 해야 되고, 타 직업 대비 벌어들이는 돈은 적으면서 일은 3~4배를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대학병원은 못 가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대학병원에서 인력난이 계속 발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제가 전공의 때는 일을 하고 일을 하는 게 그냥 당연하고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했었으며, 몇 년 동안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전문의를 따고 나면 이제 이러한 생활을 하지 않고 편안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버텨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학병원들 같은 경우에서는 전문의와 전공의 간에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공의법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교육을 포함해 최대 주당 88시간을 근무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 반면, 전문의들은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전공의 때에는 주당 80여 시간을 근무했었는데, 전문의가 되고 나면 병원에 상주하다가 콜이 있으면 나와서 응급 시술·수술을 해야 하고, 그 다음 날에도 외래 진료가 있으면 외래를 보고, 시술·수술하고 하는 것들이 반복된다.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내가 교수를 하게 되면 저런 삶을 살아야 되는데,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느 업종이든지 간에 ‘삶의 질’에 초점이 많이 맞춰진다. 대학병원 등 3차병원들이 ‘삶의 질’ 부분에서는 많이 떨어지다 보니 대학병원에 남으려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고 인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바, 전문의들의 근무환경 개선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또 필수의료 대책과 관련해 제언 및 바라시는 점이 있으신가요?
A. 이번 필수의료 대책은 심뇌혈관 쪽에 너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취지는 공감하지만, 결론적으로 환자들은 응급실 쪽으로 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응급실에 더 짐이 늘어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필수의료의 인력에 대해서는 응급의료에 대한 인력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싶다.
Q. 공공정책 수가에 대해 바라는 점 같은 것이 있으시다면?
A. 공공정책수가가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착됐으면 좋겠다.
현재 수가는 일을 한 사람한테 돌아가지 않는다. 보통 수가는 병원·센터 쪽으로 들어가는데, 문제는 병원에서 응급의료를 비롯해 각 임상과 상황을 살펴봤을 때 잘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인력에 대한 투자 등을 덜 하는 경향이 있다.
또 국가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력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돈이 더 들어와도 기준 내 최소 인력 기준만 맞춰 운용하려 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될수록 해당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형태로 이어지며, “우리가 사람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왜 사람은 안 주지?”라는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인력이 더 충원이 돼서 우리가 조금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고 그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으며, 공공정책 수가가 그런 쪽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