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전화상담 구미 당기는 데 제로섬게임 우려

중앙회 시도의사회 전문과별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

정부가 동네의원 중심의 고혈압당뇨 환자 전화상담에 수가를 지급한다는 방침을 지난 7일 밝힌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이 정책의 카운터파트인 의료계가 아직 반대 찬성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 및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강화방안을 보고한데 이어 7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정책은 의사가 대면진료 후 환자 자가측정 등에 대한 관리계획을 수립교육하고(1회 인정, 행위별), 대면진료 사이에 주기적으로 혈압혈당정보를 관찰하고(1, 월정액), 필요 시 전화상담을 실시하는(최대 월 2회 인정, 행위별) 횟수 등에 따라 수가를 1만원~3.4만원 지급하는 방안이다.


 



지난 7일 이 정책이 발표된 이후 의료계는 아직도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1029일 복지부가 동네의원 중심의 원격진료 방침을 밝힌 당일 노환규 당시 회장이 반대 입장을 밝힌 사례를 볼 때 의외의 반응이다.

 

이 같은 어정쩡한 반응은 의사들도 ICT의 큰 흐름을 인식하고 있고, 전화상담은 그동안 비용을 받지 않고 해온 던 것이어서 저항이 덜한 반면, 자칫 제도 정착 후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정책과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5일과 29일 두차례 공식 멘트 했지만 찬성 반대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25일 추무진 회장은 대한개원의협의회 정기평의원회 축사에서 원격의료가 아니라는 기존 전제하에 논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입장을 정하기 위해 현재 많은 직역과 논의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29일 브리핑한 김주현 대변인은 애매모호한 입장은 아니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시도의사회, 지역의사회, 개원의단체와 포괄적인 토의를 하고 의견을 내놓을 것이다. 의협이 결정을 안 하면 시범사업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 일정과 시책에 맞춰서 입장을 정하는 것보다는 협회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원격이 아니라고 하고, 일부 개원의들은 원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의협은 신중을 기해야하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조건부 찬성이 조금 우세과별 이해관계는 극명

 

의협은 공식문서 대신, 구두로 지부나 직역에 의견을 묻고 있다.

 

이와 관련 김숙희 시도의사협의회장은 시도의사회는 회장단회의에서 의논했다. 비공식적이건 공식적이건 의협에서 의견 수렴해서 결정하는 걸 따르는 걸로 결정했다. 그렇게 했는데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그런 게 좀 강했다.”고 언급했다.

 

현병기 경기도의사회장은 “1차 의료기관이 주가 되면 되는데 이걸 제도적으로 완비하지 않고서는 결국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다. 회원들이 이걸 걱정하는 것이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현병기 회장은 제로섬게임이라는 건 종합병원이 다 가져간다는 뜻이다. 센터를 만들어서 싹 쓸어간다는 것이다. 결국엔 의료가 전화상담이 된다는 것이다. 종합병원 중심의 114가 되면 의미가 없어진다. 의료전달 체계가 왜곡된다.”고 말했다.

 

시도지부장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전화상담 수가 정첵이 원격원료가 아님을 전제로 하면서, 의협이 전국단위의 시군구 지부와 이 정책을 주도하고, 1차의료살리기 차원에서 노인정액제 의료전달체계(23차 의료기관으로 확대하지 않는다는 약속) 등을 정부가 담보해 주는 조건부 찬성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전문과별로 보면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린다.

 

이 정책의 수혜를 입을 내과, 소아과 등은 공식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피해를 입는 일반과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5일 열린 대개협 정기평의원회에 참석한 일반과의사회 김창수 평의원은 전화상담 수가 2만원 이상 신설이 굉장히 달콤하다. 의료계가 받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대개협 회장이 정보를 모른다는 것은 굉장히 중대한 문제이다. 의협에 엄중 항의할 사항이다. 결국 의사사회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이슈이다.“라고 주장했다.

 

좌훈정 평의원도 어떤 형태로든지 원격의료이다. 지금은 전화상담료 신설이지만, 이를 포함한 어떤 형태의 원격의료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일반과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개협 평의원회에서는 의협의 입장을 보기로 하고, 반대 성명서는 채택하지 않았다.

 

암묵적 동의 일까?시나브로 전화상담 수가라는 수레바퀴는 돌아가고

 

한편 복지부의 내부 사정으로 이 정책의 시행시기가 2개월 정도 늦게 시작될 거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의료계 인사는 복지부가 준비하는 과정에 차질이 생긴 듯하다. 웨어러블기기 등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한 듯하다. 2년전 원격의료를 한다고 했지만 시행되지 않았다. 의료기기업체들도 학습효과인지 정부 정책을 그대로 신뢰하지 않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설일 뿐이고 일정대로 정책은 추진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김수환 주무관은 “7월경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시범사업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후 동네의원을 대상으로 전화상담 수가 등 시범사업을 수행할 1차 의료기관을 모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의협이 반대인지 조건부 찬성인지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시나브로 복지부의 전화상담 수가 신설을 위한 일정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시군구 단위의 의사회와 회원 의료기관이 적극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 정책은 성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의협의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음은 암묵적 동의일 수도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전화상담 수가 신설이 원격의료로 확대되고, 의료전달 체계마저 왜곡할 경우 향후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도 전망된다.  암묵적 동의는 취할 스탠스가 아닌 듯하다.


이러한 상황인식속에서 중앙회인 의협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의협의 입장은 반대일까? 혹은 조건부 찬성일까?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