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간호법 제정 ‘환영’…“체계적인 간호정책 출발점 마련”

정부·여당 향해 거부권 행사 등 사회적 갈등 유발행위 중단 촉구

지난 27일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81명 중 179명(기권 2명)의 찬성으로 간호법이 가결된 가운데, 보건의료노조가 간호법 통과를 환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28일 “간호법 제정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먼저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퇴장한 가운데 끝까지 본 회의장에 남아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 힘 최연숙 의원과 김예지 의원의 소신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이어 “우리 노조는 간호법 제정을 크게 환영하며, 이 법을 통해 간호정책이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지고, 지역사회 등 간호인력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확대돼 현장 간호인력의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간호법 제정으로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에서 간호인력의 역할과 임무가 명확해졌으며, 간호인력의 양성․배치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강화함으로써 질 높은 간호서비스 제공을 위한 체계적인 간호정책 수립의 법적 기반이 의미있게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간호법은 의료기관 내에서 뿐만 아니라,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 사회에 사회적 돌봄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인력의 역할에 대한 제도적 정립이 이루어진 만큼, 이제 국가는 지역사회에서 간호의 역할을 보다 구체화하고 그 역할과 임무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인력의 양성과 배치를 더욱 체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양질의 간호가 국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하며, 그동안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어렵게 제 역할을 다해왔던 간호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고, 그 역할을 강화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원대책도 아까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는 “마침 지난 25일에 정부는 간호인력에 대한 지원을 통해 숙련된 간호인력을 확보해 더 나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적과 비전이 담긴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종합대책에는 간호사 1인당 담당환자수를 5명으로 줄인다는 정책적 지향점을 두고 단계적으로 간호사 배치기준을 향상하겠다는 계획이 담겨있으며, ▲교대제 개선 ▲임상간호교수제도 ▲신규간호사교육의 체계적 정립 등도 함께 제시돼 있음을 거론하며, 간호법이 제정된 만큼 이제 이러한 정책 방향을 더욱 구체화하는데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보건의료노조는 간호법은 보건의료인력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시작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간호인력 뿐만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와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데 있어 간호법 제정은 그 출발선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는 이번에 제정된 간호법과 더불어 2019년 제정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근간으로 보건의료인력의 체계적인 정비와 보건의료인력 확충·지원에 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간호사 뿐만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노동자들에 대한 적정인력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라면서 “이는 이미 9.2 노정합의를 통해서도 정부가 이미 약속한 사안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보건의료노조는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벌써부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 

그 이유는 간호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현장의 혼란으로 국민 건강권을 침해한다”라며 간호법 제정에 대해 강한 부정 의지를 내비친 바 있는 것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간호법이 강행될 시 재의요구권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등 반발하고 있으며, 간호법을 반대했던 의사단체 등도 간호법을 끝까지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대통령 거부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돌이켜보면 애초 간호법 발의시 30여명이 넘는 여당 의원들이 참여했고 지난 대선시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간호법 제정에 대해 약속했으며, 간호법은 여야 합의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던 법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와 국민의힘은 돌연 이 법을 ‘보건의료체계를 파괴하는 법’, ‘간호사 특혜법’으로 둔갑시켰고 직종간의 갈등을 키워 정치에 활용하는 등 사회적 갈등만을 증폭시켰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부와 국민의힘 행동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정치적 책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지는 못할 지언정 이해할 수 없는 정치논리로 심지어는 대통령의 거부권마저도 언급하고 있는 행태는 지극히 이율배반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 내부 갈등조정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의사협회 편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부축인 것은 주무장관으로서 자질을 의심케한다”라면서 “지금이라도 간호법 통과 이후 직종협회간 갈등을 조정하면서 입법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어렵게 국회에서 통과된 법인 만큼,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사회적 논란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이고, 이미 통과된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간호사들과 시민사회의 더 큰 투쟁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직종간 갈등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데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간호법을 더욱 잘 운영하는데 전력을 다하기를 바라며, 나아가 이미 준비 중인 모든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적정인력 기준 마련 등 실질적으로 현장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환자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보건복지부 장관도 일방적으로 의사단체 편에 서서 의료계 갈등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주무 장관답게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그동안의 의료계 갈등을 조정하고 봉합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단체도 자중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실에서 전혀 가능성이 없는‘간호사 단독개원’‘의료체계 붕괴’등 과장된 선동을 이제 그만 중단해야 한다.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언제까지 낡은 의료법 체계로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려 하는가? 필수의료 부족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운명을 달리하는 위기 속에서도 의사증원을 반대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행태로 일관하는데 대한 국민적 분노를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협회가 지금 할 일은 과장된 정치선동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보건의료노조는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에게 전가함으로써 의료현장에 불법의료가 횡행하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의사단체들은 간호법 제정으로 업무범위가 침범된다고 운운하기 전에 의사업무를 타 직종에 불법으로 떠넘기는 행위부터 멈추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