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간 줄기세포로부터 면역 거부 반응이 없는 혈관내피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협심증, 허혈성 뇌졸중 등 허혈성 혈관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즉시 이식 가능한 범용 혈관세포 치료제 개발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은 서울대학교병원 김효수, 한정규 교수, 서울대학교 김종일 교수 연구팀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유래 간엽줄기세포(E-MSCs)를 활용해, 혈관내피세포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MiEC(Mesenchymal-derived induced Endothelial Cell)는 기존 혈관내피세포와 유사한 형태와 유전자 발현 특성, 기능성을 갖추면서도 면역원성이 낮아 거부반응 없이 누구에게나 이식 가능한 범용 세포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이 포함되는 허혈성 혈관질환은 전 세계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활용되는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우회로술, 약물치료 등은 혈류를 일시적으로 개선할 뿐, 손상된 혈관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생시키지는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줄기세포 기반 혈관재생 기술이 주목받아 왔으나, 기존 접근은 확보가능한 세포 수가 제한적이고, 복잡한 제작 과정 등 어려움이 있었다.
본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 E-MSCs에 혈관내피세포로 분화시키는 핵심 유전자인 ER71을 도입하고, 최적의 배양 조건을 적용했다. 그 결과, 면역 거부반응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혈관내피세포(MiECs)를 직접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 혈관내피세포(MiECs)는 특히 면역원성이 낮아, 허혈성 질환의 동물모델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등 재생의학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일반적으로 여러 유전자 조합이 요구되는 복잡한 재프로그래밍 과정 없이 단 하나의 전사인자 도입만으로 고효율로 전환된 혈관내피세포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혁신성을 보였다.
본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학교병원 김효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혈관내피세포(MiECs)는 면역거부 반응이 거의 없어 누구에게나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필요한 환자가 발생했을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세포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허혈성 혈관질환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과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연구중심병원육성R&D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바이오소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2025년 325권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