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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열악한 C형간염 DAA 시장, '마비렛' 억대 처방 '출발'

3분기 전체 DAA 원외처방실적, 작년동기 대비 57% 감소

숨어있는 환자 발굴이라는 장벽에 막혀 하루가 다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애브비가 자사의 범유전자형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irect Acting Antivirals, 이하 DAA)인 '마비렛'을 출시하고 난 후 첫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는 등장하자마자 9월 한 달 억대 처방액을 기록하며, 기존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28일 메디포뉴스가 유비스트 자료를 토대로  C형간염 치료제 DAA의 원외처방실적을 살펴본 결과, 애브비 '마비렛'이 9월 한 달 2억 8,900만 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비렛'은 모든 유형의 C형간염 치료에 리바비린 병용 없이 적용 가능하며, 치료기간 역시 8주 치료로 단축시켜 국내 C형간염 환자에 또 한 번 개선된 치료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급여 출시되자마자 억대 처방실적을 거두는 쾌거를 거뒀다.


반면 전체 C형간염 DAA 시장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3분기 전체 DAA 원외처방실적은 93억 2,500만 원으로 이는 작년 3분기 실적인 216억 200만 원 대비 약 57% 감소한 수치다.


제조사와 제품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실적의 62.7%를 차지하고 있는 길리어드 '하보니·소발디' 역시 3분기 실적이 상당히 저조한 상태다.


하보니의 3분기 원외처방실적은 2억 7,500만 원으로 전년동기 실적인 15억 9,300만 원 대비 약 83% 하락했다.


다만, '하보니'는 지난 6월 보험약가의 인하 이후 조금씩 원외처방실적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월처방실적 4,900만 원 선까지 하락했던 '하보니'는 6월에는 5,100만 원, 7월 6,800만 원, 8월 9,700만 원으로 상승해 9월에는 1억 900만 원선을 넘기며 드디어 억대 처방실적을 회복했다. '하보니'의 약가가 56%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처방률이 상당히 상승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소발디'의 올해 3분기 원외처방실적은 55억 6,800만 원으로, 이는 전년동기 실적인 138억 9,900만 원 대비 약 60% 하락한 수치다. '소발디' 역시 지난 6월 약가인하가 결정됐다. 기존 24만 4,267원에서 12만 6,190원으로 약 48% 낮아진 것이다. 인하율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처방율은 다소 증가한 상황이다.


전체 원외처방실적의 22.4%를 차지하고 있는 MSD '제파티어'는 유일하게 3분기 처방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 품목이다. '제파티어'의 올해 3분기 원외처방실적은 20억 8,700만 원으로 전년동기 실적인 18억 9,400만 원 대비 10.2% 증가했다.


'제파티어'는 출시 당시 개선된 복용 편의와 기존 '길리어드'와 'BMS' 품목의 중간 정도의 약가로 성장 가능성에 있어 가장 주목받았던 제품이다. 그러나 출시 이후 성장을 지속하던 '제파티어'도 전체 C형간염 치료시장의 하락세에는 예외일 수 없었다. 올 7월 월처방실적 8억대까지 기록했던 '제파티어'는 현재는 월처방 6억 선까지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 역시 다르지 않다. '제파티어' 대비 더디게 처방실적을 늘려가던 '비키라·엑스비라'는 시장 축소의 장벽에 막혀 성장을 지속하지 못하고 월처방 2억대 선에서 멈춰서 있는 상태다.


'비키라'의 3분기 실적은 6억 3,300만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 하락했으며, '엑스비라' 역시 3분기 5,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4.5% 하락했다. 그러나 애브비는 '마비렛' 국내 투입을 결정하며 DAA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꽤 인상적인 첫 성적을 거뒀다.


C형간염 치료의 원년 멤버인 BMS '다클린자순베프라'는 두 제품 모두 3분기 전년대비 약 88% 하락세를 기록하며 사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 한 달 '다클린자'는 9,600만 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최초로 억대 이하로 들어섰으며, '순베프라' 역시 월처방 2,400만원 선을 기록했다.


숨어있는 국내 C형간염 환자를 발굴하기 위한 학계의 노력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제19회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개최하여 C형간염 항체검사 국가검진사업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적극적으로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발견해 치료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 2030년까지 만성 C형간염을 전 세계적으로 박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한국도 임상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만성 C형간염 박멸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무증상 환자를 발굴하는 선별검사를 확대하고, 만성 C형간염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감염의 전파와 발생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위한 비용효과성 연구는 수차례 진행되어 왔지만, 정부는 5%인 유병률 기준을 이유로 국가검진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학회는 “우리나라 국가검진 기준은 1968년 WHO 원칙을 참조해 2011년 확정됐으며, 이때 유병률 5%라는 기준이 만들어졌는데, WHO는 2017년 이미 C형간염 항체검사 검진 대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기존 ▲고위험군뿐만 아니라 ▲전국민 검진 시 유병률 기준도 2~5%로 권고했고, ▲감염 위험이 높은 출생 코호트 검진도 대상 기준에 추가 권고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검진 원칙인 5%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다른 검진 항목들을 예로 들며 정부의 일관적이지 못한 태도를 비판한 바 있다.


C형간염 항체검사 국가검진사업에 대한 간 전문 의료인들의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전 세계적인 기조가 C형간염 박멸로 정해진 이상, 현재 국내 C형간염 치료 시장은 거대한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다.


국가검진사업 시행 시 숨어있던 70%의 환자군이 발굴되면, 예전 한창 성장했던 C형간염 치료시장 규모를 넘어 그 이상의 매출 확대의 기회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C형간염 치료옵션을 가진 제약사들은 현재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애브비 역시 도약에 유리한 새로운 선수를 출전시키기 위해 대형병원 도입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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