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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이미 붕괴한 산과 필수의료, 의료사고 책임전가 가혹하다”

CCTV, 의대정원 확대 대신 정상 수가, 의료사고 특례 필요… 산과 통합은 적절한 절차로 환영
직선제 개원산부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 역대 최다 인원 성황리 개최

산부인과 의사들은 필수의료의 붕괴 이유가 저수가와 의료진에 대한 의료사고 책임전가이며, 단순 CCTV 설치와 의대정원 확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회장 김재유)가 10월 22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제16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최측은 참가인원 약 9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학술대회라고 밝혔다.

필수 강의이자 첫 번째 강의였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의료법들 정리 – 수술방 CCTV, 의료인 면허처벌법 등’은 준비된 자리를 가득 메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의사들의 의료법 개정과 관련한 우려를 반영하는 듯 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임원진은 학술대회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산부인과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재유 회장은 “산과는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붕괴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269곳(36.4%) 감소했으며, 2023년 신규 남자 산부인과전문의가 7명에 불과하다. 6개 의과대학 당 1명이 배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부인과 필수의료 확보를 위한 해결책으로는 현재 OECD 수준의 1/10에 해당하는 분만수가 인상과 무과실 분만사고 보상금 10억으로 상향, 의료사고특례처리법을 통한 형사문제 면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산부인과는 최선의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의료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분만 중 발생한 문제로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난 것에 대해 법원은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의사의 과실로 판단, 약 12억을 보상하도록 판결했다. 

인천에서 분만병원을 운영하는 손문성 부회장은 “단 한 번이라도 불가피한 의료사고로 배상 명령을 당하면 병원을 운영하기 힘든 구조다”라며 “해당 사건의 판례문을 보면 왜 제왕절개를 더 빨리 하지 않았느냐고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자연분만을 하는 병원이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분만병원들이 2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부터 의사를 증원해도 최소 10년의 경험치가 쌓여야 한다. 지금 있는 분만실 의사들을 보호해줘야 한다. 한번 떠난 의사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석 명예회장은 “뇌성마비 자체는 복강 내 감염으로 추측할 뿐 원인을 알수 없는데, 우리나라는 의사가 책임을 지고 고통을 받는다. 이런 문제는 자동차 급발진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불가항력적 분만사고가 국가책임이 됐는데, 뇌성마비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무과실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배상이 최대 3천만원인 것은 사고 이후 들어가는 손해보상 금액이 10억을 넘는다고 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실에 맞게 최대 10억으로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산부인과 CCTV 설치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수술실 CCTV법 적용 이후 산부인과에도 CCTV가 설치됐지만, 한 건도 환자에 의해 촬영이 요구된 경우가 없었다고 밝혔다. 촬영 시 영상 관리감독 과정에서 노출 및 해킹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동석 명예회장은 “영상 유출 위험에 대해 의사가 책임을 져야하고, 전혀 필요없는데 돈을 쓰게 된다”며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은 CCTV 설치를 면제하는 개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했을 때 필수의료 살리기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상윤 총무이사는 “일본의 경우 10년 전 의대정원을 폐지했고, 산부인과에 지원하는 학생을 위해 의대 비용을 면제해주는 정책 등을 시행했지만 여전히 필수의료 문제를 갖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를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와 직접적인 필수의료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산부인과의사회 통합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근 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재연)에서 추계학술대회 기자회견 자리에서 통합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오늘 직선제 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통합에 대해서는 언제든 환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과거에도 통합을 시도했지만 좌절된 이유는 산부인과의사회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언론을 통해 구체적인 통합 절차를 제시해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를 해체하고 통합을 하는 수순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재유 회장은 “그동안 직선제 의사회는 산부인과의사회에 객관적인 통합방법에 대해 제안해왔다. 그것은 전문의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모두 참여해서 회장을 선출하고, 회장 중심으로 새로운 산부인과의사회를 결성하는 것이다. 김재연 회장은 두 산부인과의사회가 통합하는 방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다.

김동석 명예회장은 “김재연 회장이 통합 제안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모든 회원이 하나가 돼서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시급한 만큼 3년 내 통합은 말이 안된다. 직선제로 정관을 개정하고, 배상보험 대리점 선정과 관련해 정리가 필요하다. 단체는 개인이나 특정 세력의 것이 아니라 회원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재연 회장은 당장 내일이라도 TF를 운영하는 모습 등을 보여줘야 한다. 정말 산부인과의사회를 하나로 만드는 데 나서달라. 걸림돌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통합 절차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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