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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메르스 대응, 대한민국 의료 민낯 드러나

은폐와 통제, 무방비 병원내 감염, 의료인프라, 콘트롤타워 부재

“이것이 의료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인가?”

이번 메르스 사태로 대한민국의 의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메르스 환자가 6월 4일 기준 5명이 추가되어 모두 35명으로 늘어났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3일 오후 12시 현재 메르스 감염의심자는 398명이고 99명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또, 메르스 의심 관련 격리자는 1364명으로 이중 자택에 격리된 사람이 1261명, 기관에 격리된 사람은 103명이다. 3차 감염자가 5명으로 늘었고, 메르스 감염의심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메르스 감염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는 상태.

자칫하다가는 통제 불능의 의료대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현재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는 부끄러운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보건의료노조는 무엇보다 첫 번째로 메르스 감염사태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방역망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급선무임에도 정부가 은폐와 정보통제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특히 “그 병원에 절대 가지말라”는 내용과 함께 메르스환자가 입원했다는 병원 명단이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고 있고, 그 명단에 오른 병원에는 환자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

메르스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국가지정병원에서조차 사실이 알려지면 환자수가 줄어들까봐 함구령을 내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국가재난 앞에서 은폐와 통제로 일관하는 정부의 모습은 ‘의료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면서 “정부는 은폐와 정보통제로 의혹과 불신을 키울 게 아니라 국가지정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국가지정 격리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환자감소에 따른 의료기관의 경영손실에 대해 정부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지적한 것은 병원내 감염이 무방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

노조는 “메르스감염이 모두 의료기관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안심할 문제가 아니라 의료기관내 감염이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면 병원내 감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메르스 확진환자 중 최초환자를 제외한 34명이 모두 병원 내에서 감염되었다. 병원내 감염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보건노조는 우리나라 병원들이 병원 내 감염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이유로 환자로부터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일상적인 조치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 감염우려가 높은 환자에 대한 격리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 병실구조가 좁은 병실에 여러 개의 병상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감염 위험이 높다는 점, 보호자 없는 병원이 제도화되지 못해 가족간병이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 보호자나 방문객이 병원 내 감염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점,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 대한 보호조치가 대단히 취약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세 번째로 지적한 것은 메르스와 같은 국가재난 수준의 전염병사태에 대비한 의료인프라가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

현재 고위험군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국가지정병원은 17개에 불과하고 공기전염을 막을 수 있는 음압격리병상은 105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메르스 관련 격리자가 1400명에 이르고, 감염의심자가 400여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

보건의료노조는 “이는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정부에 대해 “전염병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의료시설과 장비, 우수한 인력 인프라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L고 촉구했다.

보건노조는 또 네 번째로 전염병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한 정부의 콘트롤타워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국가재난 수준의 전염병사태를 책임있게 해결해나갈 콘트롤타워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부끄러운 대한민국 의료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정부에 대해 “민관합동 대책반을 통해 엉터리 대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일선 의료기관과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메르스 확진환자 치료실태와 의심환자 관리 실태를 총점검하고, 메르스 환자 발생 의료기관과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과 메르스 환자 수용과 치료에 따른 의료기관의 경영악화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등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부끄러운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이 확연히 드러났다”면서 “이번 사태는 부끄러운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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