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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한의사 자신은 메르스 한방치료 믿을 수 있나?”

대전협, 한의협 한방 협진 공식요청에 “상식은 있는지 의문”

대한한의사협회가 메르스 한방협진을 하겠다고 정부에 공식 제안한 것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송명제, 이하 대전협)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으로 대한민국이 온통 몸살을 앓고 있고 특히 의료이들은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진료 및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

대전협은 “이런 와중에 한의협이 한방협진을 정부에 요청한 것은 의료인의 자격을 의심해야 할 정도로 굉장히 우려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 김필건 회장이 “메르스 치료에 자신이 없는데 공식 제안을 하겠는가?”라며 “처방전에 대해 비공개를 유지하고 처방전이 나올 경우 특효약으로 오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전협은 “모순된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이 진정 한의학의 우수성을 이야기하자고 한다면, ‘현대의학-중의학협진 시에 사스의 치사율이 낮았기 때문에 한의학이 메르스 치료에 자신이 있다’고만 주장해서는 안된다는 것.

인과 관계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사스 당시에 OO명의 환자들이 현대의학과 병행하여 A탕, B단으로 치료를 받았고, 해당 치료로 인해 사스의 치사율이 낮아졌다고 생각된다.’ 라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그것이 공개된 정보에 기반해 근거를 제시하는, 의학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대전협은 한의협 회장에게 되물었다.

“중의학이 어떤 탕약을 처방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은지, 그것을 메르스에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그리고 메르스에 대처하는 한방의 ‘상식’은 무엇인가?”

대전협은 “특효약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처방을 공개할 수 없다는 행위는, 같은 이유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항상 한방은, ‘현대 의학은 병 자체에 집중하지만, 한방은 사람 전반에 집중한다’고 이야기하며 보약,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먹는 음식마저도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다”면서 “그렇다면 왜 메르스 치료법을 공개하지 못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한의계의 상식대로라면, “호흡기 증상에 써왔던 A탕을 쓸 수 있겠고, 전신이 허하지 않아야 되기 때문에 기를 보할 수 있는 B탕이나 C단을 쓸 수 있겠으며, 평상시에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인 D를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현대의학의 상식은 메르스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 증상의 경중을 따져 수액 요법과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인공호흡과 체외순환을 병행하는 치료지침”이라면서 “의사라면 누구나 비슷한 개념의 치료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한의학은 왜 저런 상식적인 치료지침을 이야기하지 못하냐는 것.

대전협은 “각 한의사마다 다른 방식을 이야기해서, 한방의 상식이 없음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라고 물으며 메르스 특효약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처방을 공개할 수 없다는 한의계의 입장을 두 가지로 해석했다.

첫 번째는 “이 때까지 처방한 A탕이 표준화된 약제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증상에 특이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것.

두 번째는 “한방의 상식만으로는 메르스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두 가지 모두, 한방의 상식이 정립되어 있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한의사들에게 “당신들이 진정 한방을 신뢰한다면 처방을 공개하고, 그로 인해 환자가 치유되었다고 입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한의학이, 견강부회로 현대 의학을 따라하는 유사 의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전협은 “한의사협회 회장과 한의협의 행위는 국민 건강을 위해 협진을 하겠다는 주장을 스스로 퇴색시키는 수준 낮은 행동이자, 메르스마저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기회로 생각하는, 전문성을 빙자한 대국민 기만행위”라고 해석했다.

대전협은 한의계에 직설적으로 물었다.

“당신들 한의사 본인이나 가족들이 메르스로 의심이 되고, 확진을 받았다면 한방 치료에 의지할 수 있겠는가?”

의사들은 본인이나 가족들이 메르스에 노출되고 진단받았을 때, 당연히 본인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현대의학의 그 방법 그대로 자신이나 가족들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의료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책임감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것.

대전협은 “그러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어차피 현대의학으로 환자를 진료할 것이니, 한방 치료를 병행했을 때 효과가 있으면 한방의 덕이라 선전하고, 효과가 없으면 현대의학이 잘못한 것이라 주장하면 될 것이다.’ 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대전협은 “법적으로 의료인이라는 한의사 집단이 메르스라는 재난을 기회로 삼아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방의 상식에 어긋나는 주장을 통해 국민을 기만하려 한다는 것은 스스로 의료인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한의협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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