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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100년 역사 공공병원, 적자이유로 폐업이라니?

보건의료노조, 정부의 진주의료원 폐업결정에 철회촉구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이 적자누적에 따른 경상남도의 부채탕감을 목적으로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

경상남도 윤한홍 행정부지사는 지난 26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진주지역의 의료서비스가 공급과잉 되고 있어 진주의료원이 매년 3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다”며 더 이상 진주의료원에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고 판단해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는 즉각 ‘명백한 공공의료 죽이기’이고 ‘일방적·강압적인 밀실행정의 전형’이라며 폐업 결정을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박근혜정부가 출범 하루 만에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 역할해온 진주의료원을 전격 폐업 결정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표시했다.

박근혜 후보가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공공의료 확충계획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정과제로 발표한 ▲체계적인 의료공급 기반 구축으로 지역간 의료이용 격차 해소 ▲지역거점병원 육성과 전면 배치된다는 것이다.

또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서도 “박근혜 후보의 공약과 국정과제를 맨 먼저 폐기하고 공공의료를 살리는 대신 수익성을 잣대로 공공의료 죽이기에 나선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노조원은 진주의료원이 ▲필수의료시설 운영(응급실 등) ▲의료안전망 필수진료과 운영(내과,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가,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등) ▲의료급여환자와 저소득층 진료 ▲공공보건의료사업(무료진료, 가정간호사업) 등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폐업 결정이유를 300억원에 가까운 부채와 매년 40~60억원의 적자 때문이라고 경상남도는 주장하고 있지만, 부채와 적자가 진주의료원 폐업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것.

특히 진주의료원이 안고 있는 279억 2100만원 부채의 대부분은 의료원 신축이전과 시설투자에 따른 지역개발기금 차입금과 퇴직급여 충당금, 체불임금 지급 차입금으로서 209억 6000만원에 이른다며 부채를 이유로 폐업할 것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들처럼 지역개발기금 차입채무와 체불임금을 청산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대부분 지역거점공공병원 역할수행에 따른 손실과 의료원을 접근이 어려운 도시외곽 변두리로 신축이전한 데 따른 손실이 대부분이라며 지난 2010년 한해동안 진주의료원이 지역거점공공병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입은 손실은 6억 5697만 4368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적자는 공공의료 수행에 따른 ‘불가피한 적자’라며 지난 2010년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5곳을 제외한 29곳이 적자였지만, 적자를 이유로 지방의료원을 폐업한 곳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적자라는 이유로 폐업할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역할 수행에 따른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진주시민들과 서부경남 도민들이 진주의료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폐업 결정은 공공의료지원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경영악화 책임을 직원들과 환자, 지역주민들에게 떠넘기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일축했다.

특히 성남시립병원과 대전시립병원을 예로 들며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에 새롭게 공공병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병원을 폐업하겠다는 경상남도의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예고도 없이 갑작스런 폐업 결정을 통보받은 진주의료원의 환자들과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어졌다며 박근혜 정부와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노, 사, 정, 시민사회단체가 참가하는 ‘진주의료원 살리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합리적인 해결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정부가 이명박정부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만약, 폐업 결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수익성을 잣대로 공공병원 죽이기에 나선 박근혜정부’를 규탄하고, 지역거점공공병원을 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한편 진주의료원은 지난 1910년 경상남도 자혜의원으로 설립됐고 1983년 3107평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신축완공됐다.

이후 1992년 신관증축 개원(지하 1층, 지상3층)했고 최근에는 현 진주시 월아산로에 중환자실 30병상, 응급센터 25병상, 인공신장실 15병상을 포함한 470병상 규모로 신축이전을 하여 160병상 규모의 노인요양병원도 운영하며 경남 최고의 최신식 공공의료기관을 자처해왔다.

공공의료기관 중 춘천의료원과 제주의료원이 매각된 경우는 있지만 폐업결정이 내려진 것은 이번 진주의료원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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